충북 제천시에서 개최되고 있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매년 좋은 성과를 거둬 명실상부한 국제 행사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중이다. 최근 제천시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영화제의 브랜드 가치가 300억원이 넘고 경제효과도 100억원 이상으로 나타나는 등 지방의 소도시가 이룰 수 있는 문화 효용성을 놓고 볼 때 매우 높은 편이다. 경제적 파급 효과는 생산금액 120억원, 고용효과 295명이다.

이 같은 영화제의 성공에 비해 일 년 사계절 제천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문화예술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편이다. 1천석 이상 공연장이 없어도 영화제의 경우 여름에 진행되기 때문에 야외공연장을 활용하는 등 무리가 없었지만 시민들에게는 좋은 공연장에 대한 갈증이 많다.

 제천시가 큰마음 먹고 문화 소외지인 북부권 시민들을 수용할 수 있는 공연장 신설을 추진하기 위해 용역조사를 의뢰하는 등 구체적인 건립계획을 내 놓았으나 의회가 이를 막았다.

제천시는 동명초등학교 터에 건립하기로 한 ‘제천예술의전당’이 사업적으로 타당하다는 용역 중간 결과가 나왔다. 용역을 의뢰받은 연구원은 건립 타당성을 재무적, 경제적, 정책적 측면으로 검토한 결과 경제적 파급효과는 생산유발효과 2천6억원, 수입유발효과 332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1천4억원, 취업유발효과 3천829억원으로 분석했다.

연구원은 제천시를 문화적 수부도시로 하는 중부내륙권 지역 주민의 문화예술 향유권을 제공해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하고 쇠퇴하는 원도심을 문화와 문화 관련 산업이 어우러진 활력 공간으로 변화하게 할 것으로 기대했다.

 제천예술의전당 건립 규모는 충북 단양, 강원 태백·정선·영월·평창, 경북 봉화 등 인근 문화예술 소외지역과도 연계하도록 객석 1천200석에 지상 3층, 지하 3층, 건축전체면적 1만5천575㎡, 주차장 255면이다.

 제천시의회의 ‘예술의 전당 건립 계획안’ 부결에 제천 시민들의 실망이 클 수밖에 없다. 제천시는 이미 예술의 전당 건립을 위해 총 사업비의 50%인 도비 200억원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행정안전부의 지방재정투자사업심사도 통과된 것이다. 제천시 의원들은 도비 확보에 대해 의심을 표출하면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는 셈이다. 앞서 제천시는 내토전통시장 공영주차장사업비 70억원(국비 42억원, 도비 7억원), 스토리창작클러스터조성사업 229억원(국비 114억원, 도비 57억원) 등을 추진했으나 제천시 의회의 예산 삭감으로 국비 720억원, 도비 92억원을 반납한바 있다. 이번 예술의전당 건립 사업 역시 같은 맥락에서 반대하고 있어 안타까운 노릇이다.

의회는 시민들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파수꾼 같은 존재다. 시민을 위한 결정을 하지 않고 정파적 판단에 따라 결정을 내릴 경우 시민들 입장에서는 기가 막힐 노릇이다. 제천시는 2018년에 다시 의회에 상정한다고 밝혔다. 시간낭비는 물론이고 시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행태다.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