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 관련 예산 3억5000만원 전액 삭감
道, 세계대회 유치해 놓고 곤혹…도의원 설득 난항

충북도가 세계소방관경기대회를 계기로 이 분야 산업을 육성하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충북도가 충북도의회에 제출한 관련 예산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전액 삭감됐기 때문이다. 

13일 충북도의회에 따르면 전날 충북도의회 예결특위는 오후 늦게까지 각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충북도 제출 4조1천832억원의 2018년도 예산안 가운데 26억7천200여만원을 삭감했다.

충북도가 도의회에 넘긴 세계소방관경기대회 관련 예산액 내용을 보면 소방산업엑스포 행사비와 해외 바이어 초청 여비 등 3억5천여 만원이다.

해당 상임위원회인 건설소방위원회는 이 예산을 전액 예결특위로 넘겼으나 야당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예산 제출에 앞서 이시종 지사는 “내년 8월 열릴 충주세계소방관경기대회를 계기로 충북을 세계 소방산업의 중심지로 만들어보자”며 이 분야 개척에 대한 기대를 밝혔으나 예산 확보에 제동이 걸리면서 난항이 예상된다.

세계소방관경기대회는 내년 9월 10일부터 17일까지 8일간 충주시 일원에서 소방청과 충북도, 충주시 주최로 50개국 6천여명의 선수가 참가해 75개 종목에서 기량을 겨룬다. 일반 경기에서는 축구 배구 농구, 레포츠 경기에서는 계단 오르기 낚시 골프, 소방관 경기에서는 머스터 소방차 운전, 수상인명구조 등의 종목에서 세계 소방관이 명예를 걸고 경쟁한다. 그러나 예결특위의 관련 예산 삭감으로 충북도는 세계대회를 유치해 놓고도 이를 취소해야 하는 운명에 처할 수 있어 곤혹스런 입장이다. 

이 대회는 격년제로 4년마다 열려왔다. 지난 1990년 4월 뉴질랜드 오클랜드 17개국 1천800명이 참가해 34개 종목으로 첫 대회를 시작한 지 12회가 지났는데 충북도가 이를 취소할 경우 신뢰도에 치명상을 입을 수 있어서다.

이는 다음해 열릴 예정인 2019충주세게무예마스터십대회와 세계무예컨벤션 개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 지사는 세계무예마스터십대회를 통해 충북도가 무예의 성지로 발돋움하는 전략을 통해 세계화를 이루겠다는 야심을 갖고 있다.

세계소방관경기대회도 각종 경기 종목에 무예마스터십대회 종목과 같은 경기가 다수 포함돼 있어 세계대회를 처음 개최하는 충주시에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충북도는 절박한 상황이다.

내년 추가경정예산에 다시 도의회에 예산 배정을 요구해야 하지만 쉽지 않을 수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도의원들을 설득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세계소방관경기대회 예산과 함께 예결특위는 소방관경기대회 예산외에 충북지사 연설문집 제작비 1천125만원, 영문소식지 발간비 2천만원, 문화예술행사지원비 6천만원, 증평복합예술의다리 조성비 9억원, 재난안전체험관 설계비 10억원, 장애인회관 건립 부지매입비 5천만원, 4차산업혁명 추진위원회 운영비 2천360만원 등도 전액 삭감했다.

이외 청년주간운영, 향토작가 작품 매입, 국제스포츠교류지원, 평창올림픽지원, 무예마스터십위원회 지원 관련 사업비는 부분 삭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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