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숙 서원대 교수, 행사 참여 잦아…선거 출마 기정사실화
일각에선 “청주 시민들 정치적 수준 우습게 보는 행태” 비난

▲ 이승훈 전 청주시장과 천혜숙 서원대학교 석좌교수가 지난달 13일 이임식을 마친 뒤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며 청사를 떠나고 있다.

이승훈 전 청주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낙마한 가운데 부인인 천혜숙 서원대학교 석좌교수가 청주시장 선거에 출마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시민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실정법 위반으로 시장직에서 쫓겨난 남편 대신 부인이 정치 전면에 나서면서 지역의 정치 수준을 ‘웃음거리’로 만들고 있다는 비난까지 나오고 있다.

이 전 시장은 지난달 9일 대법원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시장직을 상실했다.

대법 선고 전부터 이 전 시장이 낙마할 경우 부인인 천 교수가 차기 청주시장에 ‘등판’할 것이라는 소문은 있었다.

실제 이 전 시장은 기자들과 만나 “천 교수가 아닌 ‘이승훈 부인’으로 알려진 게 부담이지만, 개인적으로 보면 능력이 탁월하고 충분히 시장직을 수행할 자격이 있다”고 말하면서 청주시장 선거 출마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천 교수 본인도 이 전 시장의 낙마에 아랑곳 하지 않고 각종 행사를 찾아다니며 ‘얼굴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심지어 이 전 시장의 낙마 다음날도 청주시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자기 소개’를 해 참석자들이 오히려 당황했다는 후문도 있었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시민들 대부분은 “청주시민의 정치적 수준을 낮게 보는 행태로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시민들은 “얼굴도 모르는 사람을 전 시장 부인이라는 이유로 표를 줄 정도로 청주시민들이 우습게 보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모(43·청주시 복대동)씨는 “이 전 시장의 능력이 얼마나 출중한지 모르겠지만 반년 남은 선거에서 지금까지 얼굴도 모르는 사람을 찍어줄 정도로 청주시민들이 순진하지는 않다”며  “청주시민들의 정치수준을 너무 하찮게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청주시 직원들도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공식행사에 왔기 때문에 소개를 시켜야 하는 상황인데, 시장선거 등을 앞두고 민감한 시기에 눈치가 보이기 때문이다.

한 청주시 공무원은 “선거도 치러본 전 시장께서 문제가 될 수도 있는 부분 등에 대해 배려 없이 난감한 입장으로 몰아넣으니 좋아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냐”고 토로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각 당마다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이 전 시장의 소속 당인 자유한국당 당원들의 시선은 시민들과 마찬가지로 곱지 않다. 천 교수의 청주시장 선거 출마가 자유한국당 소속 출마 후보들의 정치적 역량을 우습게 보기 때문이라는 말도 나오면서 기분 나쁜 표정을 짓는 정치인들도 많다.

반면 차기 청주시장직 탈환을 노리는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은 ‘돌아서서 미소 짓고 있다’는 소문이다.

천 교수의 출마가 민주당으로서는 ‘호재’로 평가받고 있다.

지역의 한 정치인은 “이 전 시장의 부인이 선거에 출마한다는 것 자체가 당내 다른 후보들을 ‘평가 절하’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 전 시장의 부인이 상대 당의 시장 후보로 뽑히길 ‘간절히’ 바랄 것”이라고 비꼬았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