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광석 / 30·청주시 상당구 금천동 

요즘 대학 도서관은 사람들로 넘쳐난다. 취업대란을 반영하듯이 학생, 일반인 할것 없이 공부에 모두 열을 올리고 있다.

얼마전 책도 볼겸 자료도 찾을 요량으로 모처럼 도서관을 찾았다. 집에서 아침 일찍 나서 도서관에 도착을 해보니 자리가 없었다. 꽤 시간이 지난후에 어렵사리 자리를 잡았지만 책 보기도 쉽지가 않았다.

‘정숙’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복도에서는 고성이 오갔으며 시도 때도 없이 울어대는 휴대전화 벨소리, 코를 골며 자는 학생에 공부를 하며 귀에 이어폰을 끼고 간간히 새어나오는 음악에 자기도 모르게 흥을 맞추는 소리 등 모든 상황이 무척 짜증이 났다.

높은 구두를 신고 요란하게 걸어다니는 학생과 슬리퍼를 질질 끌고 다니는 학생도 부지기수였다. 말그대로 놀러오는것인지 아니면 공부를 하러 오는 것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였다.여기가 도서관인지 버스 대합실인지  싶을 정도로 너무나 소란스러웠다.

너무나 시끄러워 머리 좀 식히고 커피도 한 잔 할겸 휴게실을 찾았다. 휴게실의 모습은 그야말로 가관이었다. 과연 여기가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학생들이 공부의 무료함을 달래며 쉬기 위해 이용하는 곳인가 하는 생각에 머리가 아찔할 정도였다. 쌓여있는 종이컵에 군데군데 널려있는 신문들, 여기저기 버려져 있는 담배꽁초 등. 참으로 우리나라의 어두운 미래상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는 문제가 아닌듯 싶다. 질서의식이 살아있고 공동체 의식이 바로 선 나라, 그런 나라가 21세기를 선도하는 나라가 될 것임을 우리들은 알아야 할 것이다.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이 사회 곳곳에서 뿌리박혀 세상을 좀 먹고 사회기반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 ‘나’가 아닌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속에 부국강병의 길이 있다. 도서관은 지성인이 모인 곳인 만큼 최소한의 질서와 상식은 지켜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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