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 길  < 주성대 전임연구원·문학박사 >

국내에도 적지 않은 외국인들이 상주하고 있는데 이중에 불법체류자만도 30만 명을 초과하고 있다. 대전시만 보더라도 시에 거주하는 외국인 수가 900여명이나 된다.

이 지역대학과 지자체는 이들을 대상으로 기숙사를 건립하고자 2006년까지 86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건립에 참여하는 대학은 모두 8개 대학이나 된다. 세계는 점점 좁아져서 이제 우리만 울타리 치고 살수가 없게 되어가고 있다.

동남아에서는 한류열풍이 불어 한국 드라마가 일본, 중국, 대만, 베트남 등에서 상영됨은 물론 드라마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이 동남아의 CF 모델로 등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드라마에 나오는 장면의 실제 장소가 명소로 부상돼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우리의 문화콘텐츠가 동남아에서 각광을 받게 된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중요한 것은 이 시대에 등장한 새로운 문화 정체성의 혼돈 속에서 한국적인 것이 동남아 각 국의 정서에 설득력을 갖게 되었다고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이러한 것은 정치·경제적으로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경쟁력을 갖게된 한국의 산업 배경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고 본다. 이와 같이 문화가 경쟁력을 갖추게 됨에 따라 이제 문화의 일부로서 언어에 대한 경쟁력도 갖추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동남아 관광객 몰려든다

이러한 흐름에 충북 지역도 무관할 수 없다. 지금까지는 전국 각 대학에서 많은 유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의 일류대학을 제외하고 대표적인 예로서 대구의 공업대학에서는 수년 전 이미 150여명이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으며, 충북에서도 충북대, 청주대가 중국유학생만 70명을 넘기고 있다.

다른 대학들도 나름대로 유학생 유치를 위해 고심하고는 있지만 부정적인 시각으로 인해 적극적 추진이 이루어지지 않는 듯하다. 지금 국내는 인건비의 상승에 따른 중소기업체의 해외 진출로 업체들이 동남아로 빠져나가고 있다.

중국은 물론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 등 국민소득 600 달러를 맴도는 나라들로 진출할 수밖에 없는 국내 사정이 안타깝긴 하다. 어떻든 동남아로 진출한 우리 업체들은 현지에서 현지인력을 고용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현지인을 고용해 일을 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이 현지어를 배우거나 한국어를 가르쳐 상호간에 의사소통을 원활히 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동남아에서는 현지어를 배운 사람들의 품귀현상이 일고 있다. 관광을 가더라도 현지어를 사용하는 한국인들이 안내를 해야 한다. 이에 따라 현지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물론 현지어 습득도 중요하지만 이때에 현지의 우리 기업들이 할 일은 적극적으로 한국어를 보급시키는 일이다. 이는 일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며 우리나라와 문화를 소개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절실한 사업이다. 정부에서도 이에 대한 인식을 같이해 방송사 채용시험에도 한국어능력시험을 포함시키고 있다.

중국인들은 외국에 나가면 학교부터 세운다고 한다. 우리도 한국인의 정체성을 갖도록 하는 일이 중요한데 무엇보다도 언어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한류열풍에 상승세를 타고 한국의 경제·문화를 배우고자 한국어를 배우려는 동남아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어 경쟁력있는 상품

중국내의 연변조선족자치구에 조선족 학교가 있음은 물론 홍콩에도 한인학교로서 초등학교가 이미 설립되어 있고, 태국의 방콕에만도 한국어과가 설치된 대학이 4개나 되며 그밖에 캄보디아와 같은 곳에서도 학교는 없지만 선교활동을 하는 분들에 의해 한국어강좌를 개설하고 있다.

곳곳에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동남아인들이 늘고 있는데 정작 이들을 가르쳐야할 우리들은 국내에 제대로 된 교재하나 충분히 갖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중에 가보면 한국어 교재로 나와있는 것이 서울 몇 개 대학 내에 설치된 한국어 교육원에서 발행한 책자들이 전부인 셈이다.

국어교육과 한국어교육은 다르다. 한국어 교육은 한국인으로서 배우는 국어교육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들이 학습하는 한국어 교육을 말한다.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쉽게 배우도록 한국어 교육에 중점을 두자는 사고방식을 국수적이라고 볼 수 없다. 이제는 한국어가 경쟁력있는 상품이 될 수 있다.

국내대학에서는 입학자원이 없어 위기의 상황에 처하고 있는데 동남아 지역 유학생 모집에 적극적인 자세를 가진다면 국내에서 해외로 유출되는 유학생들의 외화를 막고 국가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데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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