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청주예총 부회장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중국인들과 함께 이곳 현지여행사를 통해 여행을 다니면서 다닐수록 가슴에 와 닿는 말이 ‘지족(知足)이 제일부(第一富)요, 건강(健康)이 제일복(第一福)이라!’였다. 그렇다!  만족할 줄 아는 것이 제일 부자요, 건강이 제일 복인 것 같다. 벌써 필자도 나이가 들다 보니 가장 아쉬운 것이 ‘건강’이었다. ‘한 살이라도 더 젊을 때 여행 많이 다니라!’는 말이 절실하게 다가온다.

필자도 한 때는 건강만은 자신을 하고 살았는데 중국인들과 함께 다니다보니 무색해 졌다. 그들은 하나같이 다리가 튼튼해 걸음을 어찌나 잘 걷는지! 필자는 빨리 걸을 수가 없어서 그들을 따라다니기에 급급하였다. 어쩌다 나이를 물어보면 ‘팔십’이라는 할머니가 뛰어다니고 있었다.

그들의 건강한 원인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종전에는 ‘양파’라고 들었었다. 그러나 막상 여기서 생활해 보니 ‘양파’를 결코 많이 먹는 게 아니었다. 중국음식은 육식을 기름에 튀기고 볶은 것이 대부분이다. 필자는 기름기 때문에 조금만 먹어도 속에서 받지를 않는다. 그런데도 그들은 몸에 해롭다는 기름기를 그렇게 많이 먹고도 건강한 것이 신기했다.

하루는 학생들이 쓰는 노트를 살펴보다가 뒷면에서 ‘사근사불(四勤四不: 부지런히 실천할 것, 그리고 하지 말아야 될 것 네 가지)’이란 내용이 발견하였다. ‘사근(四勤)’이란, ‘손을 자주 씻고, 머리를 자주감고, 목욕을 자주하며, 양치질 자주하라!’는 것이고, ‘사불(四不)’이란, ‘생수를 마시지 마라, 불결한 음식을 먹지 말라, 아무데나 침을 뱉지 마라, 쓰레기를 버리지 마라는 것!’이다. 우리로서는 이미 잘 지키고 있으며 지극히 평범한 상식들이었다. 

그런데 딱 하나가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었으니, 그것은 ‘사불(四不)’ 가운데 첫 번째 대목인 ‘생수는 마시지 말라’는 것이었다. 우리들은 목이 마르면 찬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지만, 중국인들은 절대로 냉수를 들이키는 법이 없다. 이것만은 그들은 철저히 지키고 있었다.

한번은 뜨거운 여름날 시내버스를 탔는데 운전석 옆에는 보온 물통이 있었다. 운전기사는 수시로 작은 물병에 따라서 마시고 있었다. 여행을 하다 보면 중국인들은 녹차가 담겨있는 ‘보온물통’은 들고 다니는 것은 필수였다. 환담을 나누면서도 그들은 수시로 마시고 있었다. 이렇게 우리가 등한시 하고 있는 것을 그들은 철저히 지키고 있었다. 아마도 물이 좋지 않은 자연 환경 때문에 중국은 ‘차 문화’가 발달한 것 아닐까? 따뜻한 물이 기름기 많은 음식을 체내에서 용해시키는 것 아닐까?

암은 냉(冷)과 습(濕)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서, 따뜻한 물로 체온을 높여주면 암도 예방할 수 있다고 들은 적이 있다. 요즘 필자도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온수를 두 그릇 마시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중국인들은 누구나 보온 물통 하나쯤은 가지고 다닌다. 그것이 그들의 건강 비법(?)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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