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성폭행 사건 공개 놓고 언쟁…“2차 피해 우려” vs “무례”

충북도교육청을 상대로 한 ‘제360회 충북도의회 정례회 행정사무감사’가 교육위원회 소속 위원들끼리 감정적 언쟁으로 감사 중단으로 이어지는 등 눈총을 받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해당 의원들의 감정의 골이 행감 자체를 망치고 도의회 전반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1일 도교육청에서 열린 도의회 교육위원회 행정감사에서 A학원 관련, 소속 학교 학교폭력 사건 발생 사안의 개인정보보호에관한법률위반 여부를 두고 의원 간 언쟁이 높아져 감사를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사건의 발단은 전날 이숙애(더불어민주당·비례) 위원이 특정학교의 교내 성폭행 사건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다. 이 위원은 학교명은 물론, 사건 발생시기와 가해 학생 처벌 내용까지 거론했다. 이날 김학철(무소속·충주1) 위원은 도교육청 담당자를 대상으로 이 위원에게 자료를 제출한 것과 관련, 자료의 수집부터 전달과정까지 꼼꼼히 따져 물었다.

이에 이 위원은 “해당 위원이 자료 수집을 통해 집행부에 질의한 내용을 가지고 일일이 따져 본 의원을 거론하며 따져 묻는 것은 상대 의원에 대한 예의에 어긋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김 위원은 “폭력 피해 학생의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집행부에 꼼꼼히 질의한 것”이라며 “집행부에서 자료 전달에 있어 개인정보보호에관한법률의 위반 사안이라도 발견될 경우 형사고발까지 해야 한다”고 엄포하기도 했다.

임헌경(국민의당·청주7) 위원도 “감사장에서 ‘항문성교’니, ‘쪼잔하니’ 이런 자극적인 언어를 쓰면서 언론을 독점하려 하는 것이 아쉽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20일 열린 감사에서도 위원 의사 발언 진행 시간을 두고 격앙된 언쟁 사태가 벌어졌다. 이 위원은 발언 시간 15분을 넘긴 김 위원에 “쪼잔하게 보일까 말하기는 그렇지만 의사 발언 시간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지적했고, 이에 김 위원은 “상대 위원에 쪼잔하다는 표현은 잘못된 것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윤홍창(자유한국당·제천1) 위원은 “말씀 좀 자제해 달라. 의원이라면 그에 맞는 품격이 있어야 한다”고 일침을 놔 감사가 20여분 중단되기도 했다. 당적이 다른 의원 간 충돌이 잦아지면서 갈등의 앙금이 감사기간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숙애 위원은 불편한 심기를 SNS통해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이 위원은 자신의 SNS에 “죽자고 덤비는 들개떼들에게 물리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기가 조금 힘들다”고 올렸다. 이어 “교육청 행감 마지막 날! 오늘도 역시 동료의원들이 나를 집중공격한다. 교육청을 감시하는건지, 이숙애를 감시하는 건지”라고 표현했다.

이 위원은 전날에도 “동료의원이 교육청 행감 중 하루종일 트집을 잡고 이의제기 하더니, 급기야는 피감기관으로부터 자신에 대한 대응 문건을 받았냐고 물어본다. 황당한 질문에 아니라고 답하니 검찰에서 조사하고, PC를 뒤지면 다 나온단다. 수준낮은 행위에 일일이 대응할 수도 없고”라며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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