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훈 /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다시 국사교육을 강화한다고 정부에서 발표했다. 중국의 역사인식의 전환에 기인해서 이런 태도를 취한 것이다. 요즘 공중파 뉴스의 매 한부분을 중국의 태도와 고구려사의 정체성 부분이 차지하고 있다.

어찌됐든 중국의 태도변화에 정부를 비롯해 대다수 국민들이 분노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자. 심증적으로 고구려사는 우리 역사라는 막연한 인식에 기반하여 불끈한 것이지, 과연 그들이 주장하는 논리가 어떠한 것인지는 면면히 분석함에 기인한 반응이었는지 말이다.

1990년대 후반에 들어 몇몇 학자들이 서구의 이론을 우리 역사의 특수성에 대한 치열한 고민없이 끌어들여 한국 민족주의의 과잉을 언급하고, 심지어 폐기해야 할 과거의 찌꺼기인양 주장하기도 했다.

서구의 이론에 맞게 잘 짜여진 틀 안에서 그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었고, 일부 지식인들도 이런 민족주의의 위험성에 동조했다. 그리고 공무원 임용시험을 비롯한 각종 국가시험에서 국사라는 과목은 하나씩 사라져 갔다. 분단조국의 현대사에 있어서 민족주의가 제대로 한번 서보지도 못한 채 무용론이 제기됐던 것이다.

그 여파는 결국 국사를 불구로 만들어 놓았다. 국사에서 근현대사는 분리되고, 선택과목으로 전락해 버렸다. 과거의 역사가 현재의 문제와 연결되지 못할 때, 역사라는 학문의 정체성도 극히 흔들릴 수밖에 없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한 불행한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있다. 식민주의 사학의 극복은 민족의 정체성과도 직결되는 문제였기에, 수많은 시간적 공간적 비용을 지불하고 나서야 겨우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물질적 풍요로움에 젖어 그 엄청난 공력이 소비된 과거를 망각하는 사이에 또다시 힘들고 지루한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불행히도 반복된 역사의 현장에 다시 던져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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