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여파로 23일 시행…수능 도입후 24년만에 처음
교육부 “포항지역 시험장 14개교 일부 균열 등 발생”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으로 일주일 연기됐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5일 서울정부청사에서 포항 지진 관련 수능 긴급 브리핑을 갖고 16일 예정됐던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일주일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행정안전부와 경상북도교육청이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수능 연기를 요청했다”며 “포항지역 수능 시험장 14개교를 전수점검한 결과 포항고·포항여고·대동고·유성여고 등에 균열이 발생했고 예비시험장인 포항 중앙고에도 일부 균열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앞서 전국적으로 피해가 큰 상황이 아니므로 수능을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상황을 점검한 결과 포항지역 14개 고사장 가운데 일부 고사장 벽에 금이 가는 등 시험을 치르기 어려울 정도로 파손된 곳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여진도 계속되고 있어 학생들의 신체적·심리적인 안정을 위해 연기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포항지역을 중심으로 일주일간 학교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안전이 확보된 학교를 중심으로 고사장을 다시 정할 예정이다.

김 부총리는 “차관을 반장으로 운영하던 수능 비대위를 부총리급으로 격상해 운영하면서 연기에 따른 종합적 대책을 수립하겠다”며 “시험장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대학 및 대교협과 협의해 대입이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성적통지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수능 채점에 20일가량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12월 6일로 예정됐던 성적통지일도 일주일 정도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수능 연기 사례는 이번이 세 번째이지만 자연재해로 연기된 것은 1993년(1994학년도) 수능 체제가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2005년 부산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면서 2006학년도 수능이 당초 11월 17일에서 23일로 일주일 연기됐다. 2010년에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때문에 11월 11일에서 18일로 역시 일주일 연기된 바 있다. 하지만 두 차례 모두 연초에 수능 연기 사실이 발표돼 학생들이 시험 직전에 혼란을 겪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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