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인 몸싸움 등 강호들과 평가전서 선전

10월 유럽 원정 2연전(러시아, 모로코)이 끝난 뒤 신태용호는 비난을 한 몸에 받았다. 스코어에서 보는 완패가 가장 큰 이유였지만, 무엇보다 선수들의 ‘투지’가 실종됐다. 포기하는 모습이 자주 나왔다. 쉽게 말해 의욕이 없어 보였다.

그동안 한국 축구의 장점은 ‘투지’였다.

개인 기량으로 유럽, 그리고 남미 강호들을 넘기는 어렵다. 하지만 강호들과 맞설 수 있는 힘은 ‘투지’에서 나왔다. 한 발 더 뛰고, 악착 같이 따라 붙는 근성으로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과 2010년 남아공 월드컵 16강이라는 성적을 냈다.

그런 ‘투지’가 사라졌으니 유럽 2연전 완패는 당연한 결과였다. 토니 그란데 코치가 “순한 축구를 한다”는 첫 인상을 받을 정도.

하지만 한국 축구가 위기에 몰리자 선수들도 달라졌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 2연전부터 유럽 원정 2연전까지 이어진 경기력 논란, 여기에 거스 히딩크 감독 논란까지 겹치면서 비난은 더 커졌다. 이런 비난이 선수들이 마음을 다시 잡는 계기가 됐다.

신태용 감독이 콜롬비아(10일), 세르비아(14일)전을 앞두고 선수들을 소집해 가장 먼저 한 말도 ‘투지’였다.

신태용 감독은 “이제는 순한 축구보다 좀 거칠게 상대를 밀고 나갈 수 있어야 한다”면서 “러시아에서부터 많이 생각했다. 이번부터는 강하게 몸 싸움을 하면서 경기를 했으면 한다. 실력으로는 조금 뒤질 수 있지만, 강인한 정신력으로 버텨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위인 남미 강호 콜롬비아, 유럽 예선 D조 1위로 월드컵 티켓을 따낸 세르비아를 상대로 ‘투지’를 보여줬다.

콜롬비아전에서는 하메스 로드리게스(바이에른 뮌헨)를 말 그대로 지웠다. 고요한(서울)이 찰거머리처럼 쫓아다니며 로드리게스를 막았다. 손흥민(토트넘 핫스퍼)은 부진을 털고 2골을 넣었다. 세르비아전도 체격 조건에서 밀렸지만, 몸 싸움을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몸을 부딪혔다.

앞선 유럽 2연전에서 볼 수 없는 모습들이었다.

콜롬비아 감독은 “한국 속도가 빠르고, 상당히 빠르게 경기를 진행해 힘들었다”고 말했고, 세르비아 감독 역시 “세르비아가 체격 조건이 우위라고 했지만, 한국 선수들도 적극적으로 대응해 큰 차이는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위기의 한국 축구가 이제 다시 희망을 찾았다. 이제 이 희망을 이어가는 게 과제. 신태용 감독도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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