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재 훈  <충북대 공과대학 도시공학과 교수>

현대 우리사회에서 도시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수많은 도시계획과 개발계획이 수립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일련의 작업들은 새로운 도시와 생활환경을 만드는 전면적 도시개발이나 택지개발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기존의 기반시설이나 정주체계를 무시한 개발로 서구의 재활적이고 재생적 개발방식과는 많은 거리감을 가지고 있다. 하나의 사례로 도시개발사업시 사업부지에서 제척되는 비율이 우리의 경우는 전체면적의 5%도 되지 않지만 미국의 경우 평균 20%를 상회하고 있다. 이는 과거의 공간과 조직에 대한 보전적 차원과 역사의 계승적 측면으로 중요한 계획의 기준으로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개발의 결과를 보면 한국은 단위 개발로 인한 시설과 공간이 완전히 새로운 상태로 대체돼 개발지역간의 연계체계와 공간조직의 균질성에 문제를 발생시키지만, 영국이나 이태리 등에서는 기존의 관습적인 공간과 역사적인 시설들을 최소한의 변화를 통해 주변의 건물들이 맞추는 것에 초점을 둬 도시전체가 하나의 유사성을 가지는 지역적 특이성을 가지게 된다.

우리는 거대한 다른 조각들이 맞물려 형태간, 기능간 불협화음을 내고 있는 반면, 그들은 같은 조각으로 잘 기워진 보기 좋은 도시모습과 경관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도시개발의 방법을 우리의 환경에서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찢어진 도시공간을 이어나가는 전략적 계획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첫째, 역사적으로 내재돼 있는 지역의 특성파악을 위한 조사 분석을 위계적이고 취합적인 방법을 통해 공론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공통의 목적과 도시개발의 이미지를 설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기에는 지역의 역사적 관점에서 의미가 있는 건축물의 목록을 작성하고 그 속에 포함된 전통적 인 특성을 파악하는 일, 도시 중심부의 성당, 길드 홀, 시장 광장과 같은 도시 외부공간의 배치와 주변특성을 검토하고 지역의 문화적 요소와 같은 비물리적 측면의 특성들을 파악해 개발에 직간접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조사하는 일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도시구조 및 가로체계를 정비하는 것으로 도시환경의 주요한 구조들이 파괴되고 신규개발이 이뤄지기 시작한 도시개발 시점으로 돌이켜 도시구조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도심재개발에서는 이러한 기본적인 도시구조와 도로체계가 차량교통을 위해 훼손됐을 경우 보행자 위주로 교통체계를 재편하기 위해서 주접근로를 제외한 나머지의 내부구획도로는 한방향의 보차병존 혹은 보행자전용도로로 재구축하는 방식을 취하고 가능한 통과교통을 억제하고 공공교통체계를 통한 환승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셋째는 도로변의 건축물을 전통적인 도시특성에 맞춰 정비, 보수하는 계획으로, 그 지역에 오랫동안 유지돼 온 특성 있는 건축물을 선정해 당시의 가로측 파사드를 분석하고 특성을 추출해 건물의 외관 개보수 단계에서 이를 반영하고, 지속적인 확산과 관리를 위해 디자인 매뉴얼을 작성해 누구나 쉽게 지역건축물을 창조하는 데 동참 가능하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도시가구와 외부공간을 재구축한다. 유럽도시의 경우 전통적인 도시가구의 형태와 외부공간 구성방식으로는 ‘ㅁ’자형 도시가구의 기본 구획 모듈을 확인하고 이것에 따라 도시의 가구를 재구성한다. 이를 통해 전통적인 건물배치 특성을 복구하는 한편 저층부에는 상가, 상층부에는 주거를 배치해 주상복합으로 개발하거나, 중저층의 아파트로 개발하여 도심부에 새로운 양질의 주택을 제공하여 역사적 보존 측면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현대 도시들이 겪고 있는 심각한 도시문제인 도심 공동화의 방지에도 효과를 가지게 된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