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유숩 헤드지헤조비치 미술가

▲ 유숩 헤드지헤조비치 作
▲ 청주 쉐마미술관에서 유숩 작가가 자신의 작품앞에서 작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30일까지 청주쉐마미술관서 4개국 작가 초대전

빈 상자 등 버려진 물건 예술작품으로 재탄생

골판지 위 작업은 행위일뿐 소통·의미도 없어

일상 업무 떠나 온전히 작업에 집중할 수 있어

쉐마미술관은 오는 30일까지 ‘새로운 미술로서의 기억과 상상-4개국 작가 초대전’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교류전에는 중국의 창신, 일본의 우노가즈유키, 보스니아의 헤르체코비나 유숩 헤드지헤조비치 작가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 작가 중 ‘공허의 상점’과 ‘공허의 속성’을 주제로 쓰임을 다한 물건을 예술 작품으로 창작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유숩 헤드지헤조비치 작가를 인터뷰 했다.

●이번 전시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는.

이번 전시의 주제는 ‘공허의 상점(The Shop of Emptiness)’과 ‘공허의 속성(Proporty of Emptines)’을 네가지 방법으로 표현하고 있다.

첫 번째 작품은 전시장에 슈퍼마켓에 진열된 제품과 같이 선반에 빈 상자나 용기를 진열해 배치한다. 이것들은 내가 사라예보와 청주에서 소비한 제품의 빈 상자들이다.

공허의 속성을 의미하는 빈 포장들은 관람자들에게 싼 값으로 판매하고, 나는 작품에 대한 증명서를 써 주는 퍼포먼스를 진행한다.

두 번째 작품유형은 골판지 포장에 찍힌 자국에 색을 칠한다. 자국은 제품이 생산자에서 소비자에게 운반될 때 제품의 무게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 페인팅은 자국에 대한 표시이다.

세 번째 유형의 작품은 골판지와 목판에 아크릴 페인트를 사용해 공허함을 표현한 작품 이다. 이것은 사각형에 공허한 색 원형을 집합시킨 것이다.

네 번째 유형의 작품은 빈 용기를 청동과 석고로 공허함을 구체화시킨 것이다.

●작품에 쓰이는 재료의 의미는.

포장용 골판지위에 작업하는 나의 작품은 예술적 그림이 아니다. 나는 생산자로부터 소비자에게 운송되기 위해 상품들이 머물렀던 장소인 포장용 판지의 여러 곳들을 색으로 표시한다. 나는 폐품이나 골판지위의 그다지 중요하지도 않은 곳들을 물감으로 표시하고 색을 칠한다. 나의 작품은 내가 위에서 말한 것 외에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담고 있지 않다. 나는 뭔가를 보여주고, 말하고, 소통하는 것에 대한 아무런 욕심이 없다. 나는 다만 이 대수롭지 않은 행위를 알리려고 버려져서 가치 없는 포장용골판지를 찾아 그 위에 실행해 나가는 것뿐이다. 골판지 및 기타 포장재는 모두 주변에 있다.

●작가의 나라와 청주에서 작업 환경의 차이점은.

작업 공간이나 스튜디오를 갖고 있지 않다. 이러한 환경은 나의 예술작업을 유목 생활에 적응시켰다. 또한 사라예보의 작은 공간에서의 생활은 작은 형식으로 작업할 수 있게 했다. 이것은 작은 재료와 페인팅 작품을 시리즈 작업으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됐다.

내가 발견하고 선택한 못쓰게 된 제품과 재활용 재료를 이용해 많은 시리즈의 작품들을 설치했다. 이 작품들은 사라예보에 있는 현대 미술 찰리마 디포 갤러리와 유럽의 여러 현대미술관과 박물관의 현장에 설치하고 있다.

청주에서 전시 할 준비를 하는 동안 나는 사라예보의 일상 업무에서 떠나 온전히 작업에 집중할 수 있다. 작업하기에 적합한 재활용 재료들이 풍부해 현대 산업사회의 가운데서 작업을 진행한 느낌을 받았다. 또한 다양하고 풍부한 청주 예술 현장을 직접 방문할 수 있었다.

●앞으로 작가가 추구하는 작업방향은.

쉐마미술관의 추천으로 도림공방의 김만수 도예가와 함께 나의 작업 주제인 ‘공허’를 테라코타와 도자기를 이용한 물질화 작업을 연구하고 있다.

앞으로 나는 나의 ‘공허한 가게’ 전시를 산업화된 도시에서 열기를 희망한다. 이것은 물질이 과대하게 넘쳐나는 현대사회에 나의 예술언어인 비움의 미학을 전하고 싶다.

 

# 유숩 작가는 1956년 피에폴리에서 태어났으며, 어렸을 때 그는 사라예보에서 예술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베오그라드에서 첫 개인전을 개최했다. 그는 사라예보에서 발칸 지역의 현대 미술 시나리오를 갱신하는 데 기여했으며, 그가 공유하는 예술에 대한 아이디어와 인식을 가진 모든 예술가들을 함께 모아서 이니셔티브에 참여한 100명이 넘는 아티스트들의 개인전을 연속적으로 전개했다. 베니스와 이스탄불 비엔날레, 2017년에는 스위스 취리히 2회, 슬로베니아 첼레, 헝가리 부다페스트, 미국 뉴올리언스 등에서 전시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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