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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범의 시시콜콜한 이야기] 강아지를 부탁해-양육과 사육 사이
시인·청주민예총 사무국장
2017년 11월 14일 (화) 16:52:40 충청매일 webmaster@ccdn.co.kr
   

어린 아들이 강아지를 키우고 싶단 적 있었다. 나는 두말없이 허락하지 않았다. 호기심에 강아지를 키우겠다는 아들의 맘을 읽었기 때문이지만, 개인적으로 강아지든 다른 동물이든 키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한 생명을 끝까지 책임질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TV프로에 버려진 강아지들의 사연이 자주 나온다. 버림받은 강아지가 오지 않는 주인을 기다리며 길거리 생활을 하거나, 유기견이 시체처럼 사육되어 팔려나가는 장면도 자주 나온다. 언제 생이 끝날지 모르면서 꼬리를 흔드는 철망 너머 강아지들의 모습에 눈살이 찌푸려졌다. 우리는 어떤 생명도 좌지우지할 자격이 없다. 어떤 생명도 마음대로 취사선택 할 자격이 없다. 우리에게 그런 권리는 주어지지 않았다.

내 유년의 집에도 개를 키웠다. 자유로이 동네를 돌아다니다 남의 집 밥도 얻어먹고 지들끼리 온 사방 돌아다니다가 저녁나절 되면 집으로 돌아왔다. 꼭 주인보다 먼저 와 아무 일도 없었노라고 꼬리를 흔들며 반겼다. 일 마치고 돌아오는 누렁소를 외양간까지 안내하기도 하고 돼지우리도 살피고 미처 돌아오지 못한 닭들도 몰아오곤 했다. 목욕을 시키거나 털을 깎거나 병원을 데려간 적도 없다. 몇 해 동거하다 어느 날 자취를 감추던 유년의 누렁이, 특별할 것도 하찮을 것도 없이 소, 돼지, 닭과 함께 이름 없는 농가의 일원이었다. 그래서 더 특별하고 가족 같은 누렁이 똥개.

반려동물이란 말도 반려동물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동생처럼,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우기 시작한 것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990년대만 해도 수의과를 졸업하면 가축의 질병과 관련된 업종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현재는 반려동물, 특히 개나 고양이와 관련된 산업이 커지면서 그와 관련한 종사자도 많아졌다. 곳곳에 동물병원과 애견샵이 늘어나고 심지어 애견유치원, 애견카페까지 등장했다. 개와 관련된 TV프로도 심심치 않다.

산책로나 공원에도 애완견과 함께 산책 나온 이들이 많다. 최근 배설물 처리에 대한 인식이 좋아져서 바로바로 수거하는 모습이 일상이지만, 본능에 따라 영역표시 하는 것까지 어찌할 도리는 없어 보인다.

최근에는 반려견과 사람 사이의 발생한 사건이 이슈가 되고 있다. 맹견이 사람을 물어 죽이는 일이 발생했다. 목줄을 하지 않은 것 자체가 근본적인 원인이라 보지 않는다. 뉴스를 접하며 나는 양육과 사육의 경계를 생각한다.

개의 조상은 늑대다. 1만 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인간의 정착문화와 함께 길들여진 개는 인간의 동반자로 지내왔다. 늑대의 야생성과 애완동물의 양면성을 지닌 개는 그만의 본능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사랑이란 이름으로 중성화를 하고 성대수술을 하고 목줄을 한다. 마음껏 뛰어다녀야 할 공간도 없이 콘크리트 벽 속에서 주인을 기다리며 하루를 보낸다. 그것이 그의 삶이라 여길지라도 그 삶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우리는 생각해봐야 한다. 극소수이겠지만, 애완동물을 생각나면 갔고 놀다 싫증나면 버리는 장난감처럼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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