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 청주신율봉어린이도서관 사서

‘우리 집엔 책 읽어주는 엄마가 있단다.’ 유럽 전래동요인 ‘마더 구즈(Mother Goose)’를 연상시키는 한복희 저자의 신간이 있다.

이 책은 책 읽는 엄마들 이야기, 태교 때부터 시작해 10년간 1만 4천권을 읽은 아들 한성이와 연구소 아이들의 독서기록과 대화 독서법을 수록했다. 저자는 이뿐만 아니라 중간 중간에 한 쌤의 실전 독서법을 통해 다양한 독서법을 공유한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이 책은 관찰 이야기다. 엄마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준 후 아이의 책 읽기가 어떻게 발달하였는지, 유년기가 얼마나 풍요롭게 행복으로 채워졌는지.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25년간 독서지도를 한 독서교육법이라는 점이다.

정작 자신도 잘못하면서 책읽기를 아이들에게 해주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다. 엄마가 여우처럼 변신하는 것은 어떨까? “아들, <변신>이라는 책, 엄마가 읽어봤는데 너무너무 재미있더라.”하며 아이에게 호기심을 유발시키는 것이다.

여우같은 엄마는 곰 같은 아이를 부추겨 재주넘게 하고, 박수는 자신이 받는다. 곰 같은 엄마는 곧이곧대로 말해 아이에게 상처만 주고 아무 이득도 얻지 못한다. 사실 ‘여우엄마 독서전략’이란 별 것 아니다. 엄마가 재미있는 책을 읽히면 된다. 엄마가 즐겁게 읽고 감동한 책은 아이들도 재미있게 마련이다. 책의 내용보다는 책을 좋아하고 감동받는 엄마의 모습이 아이에게 거울처럼 반사되는 이치. 즉 거울 뉴런 효과 때문이다.

난 ‘책 읽기’를 명사로 정의한 적이 있었다. 책 읽기=독서. 지식과 정보의 전달을 우선으로 여기는 교육의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저자는 아니다. 책 읽기를 동사로 바꾸자고 주장한다. 예를 들면, 내 일기장의 기록을 본다, 책에서 가장 좋아하는 친구를 만난다, 내 아이와 책과 즐겁게 대화한다 등. 그러면 책 읽기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진다. 더 나아가 아이와 즐거움을 나누는 연장선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을 읽다보면 저절로 저자의 열정과 집념에 박수를 보내게 된다. 동시에 ‘난 형편없는 엄마인데 가능할까?’ 이 의문에 저자는 부족함을 인정하고 변화하려는 용기를 가지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또한 아이들은 엄마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특별한 기술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오로지 함께 책을 읽으면서 아이 마음을 들여다봐주면 그만이다. 그 시간만큼은 엄마가 자신에게만 집중하며 사랑을 쏟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읽을 때 아이의 마음에 와 닿는 대화를 하면서 읽어줄 것을 권한다. 이게 바로 저자가 말하는 ‘대화 독서법’이다.

오늘부터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너무 힘들면, 도서관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독서체험이 된다는 저자의 말처럼 가까운 도서관 방문부터 시작해보자.

“엄마는 아이를 언어와 책의 세계로 인도하는 가장 훌륭한 안내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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