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에 유네스코(UNESCO) 산하 기구로 신설되는 국제기록유산센터(ICDH) 사무국이 유치된다. 세계최고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을 인쇄한 흥덕사지가 있는 청주시로서 위상을 드높일 수 있는 좋은 소식이다.

청주에 설립될 국제기록유산센터는 사무국을 유치한 국가가 인적·물적 자원을 지원하도록 돼 있다. 한국은 그간 이와 유사한 유네스코 산하기구 사무국을 총 4개 유치했다. 교육 부문에서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 문화 부문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무형문화유산 국제정보네트워킹 센터’, 인문사회과학 부문에서는 ‘국제무예 센터’, 국토교통 분야에서는 ‘국제 물안보 연구교육센터’ 등이다. 

국제기록센터 사무국의 국내 유치전을 폈던 세종시 국가기록원은 센터 사무국이 설립돼 본격 운영에 들어가면 유네스코 기록유산 업무 전반에서 한국의 영향력이 예전보다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이 사무국 유치를 계기로 유네스코 기록유산 관련 연구를 주도적으로 할 수 있게 돼 앞으로 기록유산 등재 과정에도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기록센터는 기록유산 등재에만 치중했던 유네스코와 달리 기록유산 등재 후 사후관리와 보존, 정책연구, 관련 교육 프로그램 등을 담당하게 된다.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연구자들이 센터를 찾게 돼 청주시가 국제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관련 교육프로그램 등이 활성화 된다면 청주고인쇄박물관 등과 연계해 관광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청주시는 고인쇄의 메카임에도 불구하고 직지 원본이 없어 인쇄문화에 관한한 반쪽짜리에 머물렀던 게 사실이다. 이번 국제기록유산센터 유치를 계기로 청주시는 고인쇄 문화의 메카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흥덕사지 발굴이후 청주고인쇄박물관 개관에 이어 근현대 인쇄전시관과 금속활자 전수교육관 개관, 직지축제 등 여러 사업을 진행해 왔지만 전국적으로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뭔가 대중의 호응을 얻고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콘텐츠가 부족했다.

청주시가 세계도시로 발돋움 할 수 있는 마중물이 생겼다. 직지는 청주를 대표하는 역사·문화 콘텐츠이다. 인쇄박물관이 개관 25년 만에 전시실을 개편하는 등 인쇄문화와 청주의 역사·문화 속에서 탄생한 직지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전시기법을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중요한 것은 특별한 전시와 다양한 사업, 거대한 규모의 전시관 개관 등이 흥덕사지의 공간과 얼마나 잘 어우러지게 조성되고 있는지, 자연환경적인 측면과 전시관 내부의 콘텐츠가 주민의 정서 속에 어느 정도 깊이 파고 들 수 있는지 두루 살펴야 한다. 예를들면 직지의 상징인 박물관 전경을 가리는 전수관 건물이 흥덕사지 전체 전경과 조화로운지 점검해볼 일이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무조건 크고 거창한 것 보다는 관객들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소소한 감동이 전제되기를 바란다.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결코 큰 것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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