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연구원 연구위원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제199호이자 멸종위기 1급 조류인 황새. 검은 부리, 검은 날개깃, 붉은 다리가 특징이고 하천이나 해안가의 습지와 농경지 주변에서 서식하는 새이다. 외모가 비슷한 두루미, 중대백로, 왜가리 등과 종종 헷갈리지만 요즘 들녘에서 가끔 목격되는 새 중에는 황새를 찾아볼 수는 없다.

이번 주는 한국교원대학교에 있는 황새생태연구원이 주관하는 ‘황새와 함께하는 일주일, 2017 황새축제’가 개최된다. 황새문화제, 황새를 주제로 한 환경교육한마당, 국제황새심포지엄, 황새생태탐방이 1주일간 펼쳐지고 있다. 하나의 생물종을 주제로 1주일간 치러지는 행사는 매우 드문 일이다.

황새는 19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텃새로 살아왔다. 그러던 것이 서식지인 습지 감소, 사냥, 그리고 농약으로 인한 먹이의 감소로 개체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1971년 충북 음성군 생극면에서 마지막 남은 한 쌍의 황새 중 수컷이 사냥꾼의 총에 맞아 죽었고, 남아있던 암컷은 오랜 기간 홀로 지내다 1994년을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추게 됐다. 필자도 어린 시절 그 마지막 장소에서 친구들과 황새 목격담을 이야기 하던 추억이 생각난다.

필자의 어린 시절인 1970년대만 해도 반디, 제비, 가재, 미꾸라지, 개구리, 뱀 등은 일상에서 너무도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생물들이며, 그냥 생활의 일부였고 친근한 존재였었다. 그래서 그들과 얽힌 추억들도 많고,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은 시골에서 조차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점점 보기 힘든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황새는 종의 보존을 위해 국제적인 행사와 홍보를 해서라도 관심을 끌어야 할 정도의 멸종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1996년 한국교원대학교에서 러시아에서 새끼 2마리를 들여와 시작한 황새의 복원 2002년 첫 사육 상태 번식을 성공한 이후 지속적으로 개체수가 늘어나고 있으며, 2013년에는 충남 예산군에 황새공원을 만들어 분산 사육하고 있다. 예산황새공원에서는 반 자연적 상태에서 황새를 사육하고 있으나 완전한 방사가 되려면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LG상록재단에서 후원하고는 있으나 비용이 만만치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왜 우리는 이런 시간과 비용 그리고 많은 노력을 들여서 황새를 복원하려는 것일까?

황새, 제비, 가재, 개구리들이 살 수 없는 땅은 본래 자연의 상태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땅이고, 인간도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고, 자연과 함께해야 지속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국립공원, 상수원보호구역 등의 규제는 지역의 경제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은 발전이라는 의미를 자본경제에만 국한한 매우 협소한 시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진정한 발전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터전을 훼손하지 않는 상태에서 공존과 풍요를 이뤄내는 것이다. 머지 않은 미래에는 규제로 인해 지켜진 자연환경이 오히려 새로운 단계로 성장할 수 있는 귀중한 자원이 될 것이기에 우리는 산업단지를 짓고 공장을 유치하는 것 보다 우선해 황새를 복원하는데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지금은 사육장의 철망 속에서 뛰어다니는 황새가 안전하게 날아다닐 수 있는 날이 하루라도 빨리 돌아오기를 기원한다. 황새야, 힘껏 날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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