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접목 ‘스마트팩토리’로 제조업 경쟁력 강화
IoT·인공지능 활용한 집안 내부 관리시대 열려
스마트팜·로봇 등 농축산업 생산량 제고 기대
대량 실업 위험 낮지만 경제활동 편중·양극화 우려

4차 산업혁명은 오늘의 이야기다.

방대한 데이터를 신속하게 처리하기에 적합한 빠른 속도의 초저지연 통신기술인 5G, 스스로 문제를 파악해 해결하는 인공지능(AI), 가상의 객체를 마치 존재하는 것처럼 표시하는 가상 증강현실(VR AR), 물체들이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각종 산업과 연계하는 혁신이 진행 중이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지능정보기술로 인한 국내 경제적 효과가 2030년 기준 최대 46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망되며 산업 구조를 비롯해 일자리, 일상생활 등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계

제조업계에 있어 4차 산업혁명의 화두는 스마트팩토리(Smart Factory·공장지능화)다.

스마트팩토리는 물건을 생산하는 과정에 ICT를 접목,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에너지효율과 불량률을 낮추며 소비 시장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맞춤형 공장을 말한다.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맞춰 생산 설비를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어 궁극적으로는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스마트팩토리는 과거부터 존재한 공장자동화(factory automation)의 연장선상에 있는 개념이다. 생산시설을 무인화하고 관리를 자동화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과거 공장 자동화는 현재의 운영 효율성에 초점을 두는데 반해 스마트팩토리는 현시점 뿐만 아니라 미래 상황을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는 발전된 모델이다.

최근 스마트팩토리는 각종 센서를 공장 내 생산설비에 장착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수집해서 빅데이터 형태로 운영한다. 수집된 빅데이터는 실시간 분석 과정으로 거쳐 생산성을 높이는데 활용된다.

예를 들어 불량률이 높아질 때 ‘A’라는 장비의 진동이 심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면 스마트팩토리는 이를 활용해 ‘A’ 장비의 진동이 심해지면 즉각 교체해 불량률을 낮추는 방식이다. 빅데이터는 다양한 형태로 응용이 가능한데 주문·결제 사이트와 연동해 생산량을 조절하고 재고량을 줄일 수도 있다.

실제로 LG화학은 에너지 저장장치(ESS)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예측·대처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공장 관리, 고객사에 실시간 장애 예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포스코는 광양제철소 후판 공장에 센서와 카메라를 부착해 매일 1TB(테라바이트)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이를 자체 개발 플랫폼으로 분석해 품질결함을 예방하고 개선한다.

현대·기아차는 공정을 실시간 컨트롤하는 ‘스마트 태그’를 개발해 공정 과정을 실시간 무선통신으로 자동제어, 불량률 제로에 도전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자동차업계의 4차 산업혁명은 ‘자율주행’으로 표현할 수 있다. 자율주행은 이름 그대로 목적지를 설정하기만 하면 자동차가 스스로 달리는 기능이다.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을 바꾸는 기술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새로운 먹거리다.

현재 자율주행 기술은 거의 완성단계다.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발표한 자율주행 단계는 0~4까지 5개. 글로벌 완성차들은 대부분 3단계 수준 자율주행을 구현하고 있다. 목적지 입력이나 돌발사항 제어를 제외하면 운전자 개입이 필요 없는 수준이다.

국내외 자동차업체들은 대부분 2020년 이후 완전자율주행차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자동차 산업의 또 다른 4차 산업혁명은 ‘커넥티드카’다. 커넥티드카란 자동차가 주변 차들뿐 아니라 통신에 접속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차다. 실시간 교통정보를 스스로 확인해 최단 거리로 운행하거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위험을 감지해 속도를 줄이거나 멈출 수 있다. 하교 시간 학교 근처에서 미리 속도를 줄여 사고 위험을 낮추고 일기예보를 확인해 비 소식이 있으면 지하주차장을 이용하는 등의 똑똑한 자동차를 실현하는 기술이다.

휴대폰 등 모바일 기기와 자동차를 접목한 모빌리티 기술도 대표적인 4차 산업 분야다. 모바일기기를 이용해 자동차 접근 권한을 주고 받거나 나아가서는 주차, 주행까지도 제어하는 내용이다. 특히 급격하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공유차량 시장에서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건설업계

건설업계는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스마트 홈(Smart Home)이 가장 큰 화두다.

침대에서 일어나 거실에 나서면 자동으로 라디오가 켜지고 개인의 취향에 맞춘 음악이 흘러나온다. 현관문을 열면 집안 조명들이 일제히 켜진다. 집을 나서더라도 걱정이 없다. 스마트폰을 활용해 언제든 집 내부를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등이나 가스를 켜고 끄는 일이나 냉·난방 등 원격으로 집 내부의 모든 것을 제어할 수 있다. 실시간으로 전기·수도·가스 등 에너지 사용량을 조회하고 TV, 에어컨, 세탁기 등 가전제품과의 연동도 가능해진다. 원격으로 연결된 가전제품들은 음성인식으로 편리하게 다룰 수 있게 된다. 말 그대로 ‘허브화’로 집안 전체를 통제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건설업계는 AI와 IoT를 활용한 공사현장 관리 등에 대해서도 기대가 크다.

고화질 영상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현장을 관리하고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의 신속한 대응으로 안정성까지 얻을 수 있게 된다.

●농축산업

4차 산업혁명은 생산과 소비, 서비스 등에만 국한되지 않고 농축산업에도 적용되고 있다.

드론으로 농약을 살포하고 스마트폰으로 축사 가림막을 가동하고 선풍기를 작동시키는 등 현재도 많은 부분에서 4차 산업혁명이 진행 중이다.

농축산업에서는 노동력을 줄이고 생산량을 늘리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농촌진흥청의 4차 산업혁명 보고서에 따르면 제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미래 농업은 크게 △생산의 정밀화·자동화 △유통의 효율화 △관측의 고도화 △농산물 안전·안심 소비 △농촌활력 증대 등 5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IoT·AI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팜(Smart Farm)과 식물공장, 로봇·드론을 활용한 농작업 자동화는 물론, 수확 후 처리 자동화와 무인자동차·드론을 활용한 농식품 직배송으로 적은 노동력으로 더 많은 생산과 소비촉진이 가능해진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병해충·질병 예측 및 조기대응과 농산물 가격 수급 예측, 품질·원산지·위해요소 관리, 소비자 맞춤형 농산물 주문·생산 확대 등은 보다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을 가져다 준다.

●대량 실직 위험 낮아

4차 산업혁명이란 용어가 처음 등장할 당시 많은 사람들은 가장 큰 문제점으로 자동화에 따른 ‘대량 실직’을 꼽았다.

로봇이 저급 및 중급 기술자들의 업무를 대체하고 언어와 이미지로 구성된 빅데이터 분석 등 인간만이 가능하다고 여겼던 업무들도 인공지능이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빈곤이나 노동시장 붕괴 등의 파장이 예상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직 사람이 기계보다 독점적으로 우위인 분야가 많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나 로봇이 많은 분야에서 사람을 대체한다는 전제는 변함없. 하지만 이를 대체하는 새로운 직종이 생겨나 총 일자리 수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예측이다.

일자리전망 전문가로 꼽히는 칼 프레이 영국 옥스퍼드대 마틴스쿨 교수는 지난 10월 19일 ‘직업의 미래, 이번엔 다른가’를 주제로 세계경제연구원이 주최한 조찬 강연에서 4차 산업혁명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컴퓨터가 대체할 수 있는 영역이 확대되고 추세가 더 빨라지고 있지만 동시에 많은 직종이 새로 생겨나고 노동시장 참여율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레이 교수는 기계가 스스로 학습하는 단계까지 왔으나 창의적인 활동, 사회적 지능(교류), 인지와 조작과 관련한 작업 수행 등은 수치화·단순화하기 어려워 기계가 사람을 대체할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했다.

그는 “중요한 문제는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점이 아니라 남아있는 일자리의 재배치”라며 “4차 산업혁명의 수혜가 특정 산업이나 지역에 편향돼 있다. 경제 활동이 편중되고 특정 지역에 쏠리는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고용정보원이 2016년 3월 국내 주요 직업군 400여개 가운데 인공지능과 로봇기술 등에 따른 직무 대체 확률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화가 및 조각가, 사진작가, 작가 등 감성에 기초한 예술 관련 직업은 자동화 대체 확률이 낮을 것으로 분석됐다.

음식서비스 종사원, 대학교수, 출판물기획전문가, 초등학교 교사, 귀금속 및 보석 세공원 등 직업들도 확률이 낮은 쪽이었다.

반면 콘크리트공, 정육원 및 도축원, 고무 및 플라스틱 제품 조립원, 청원경찰, 조세행정사무원 등은 인공지능과 로봇 등 자동화로 대체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직업군으로 분석됐다. 사람들과 소통하는 일이 상대적으로 적고 정교하지 않은 동작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직업군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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