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광 섭  <성동교회 목사>

지구촌(global village)시대에 외국어는 지구촌 가족 모두의 필수적인 생활 수단이라 고해도 과언이 아닌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는 외국어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살아왔다. 기본적인 것만 배우고, 실용적인 것은 배우지 못했다. 쉽게 말해서 문법 위주의 교육을 해 왔기 때문에, 실제로 써먹을 수 있는 말을 잘 가르치지 못했던 것이다.

이를 절실히 느껴서 최근에는 많이 개선되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입시 위주의 어학교육은 아주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학생들을 만나서 간단한 영어 한 마디라도 건네면 당황해서 입이 열리지 않고 그냥 ‘저 영어 못해요.’라고 말하고 만다. 학교에서 적어도 3년에서 6년씩 매일 영어공부를 하다시피 하는 학생들인데도 말이다. 참으로 답답한 일이다.

네덜란드에 갔을 때, 가이드가 하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그곳 학생들은 중학교를 졸업하면 적어도 3개 국어를 말할 줄 알고,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6개 국어를 할 줄 안다고 한다. 얼마 전 경기도에서는 영어 마을을 만들어서 국부(國富)가 외국으로 흘러나가는 것을 막겠다고 하는 뉴스를 접하고 잘한 일이라고 환영했던 적이 있다. 충북에서도 한 번 시도 해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청주시에도 많은 외국어 학원들이 있다. 그런데 그 많은 외국어 학원에서 무얼 배우 길래 학생들은 영어 한마디를 제대로 못한단 말인가?

그리고 해외 어학연수도 많이들 가는 모양이다. 갔다 와서도 여전히 제대로 대화하는 데는 별 효과가 없는 것 같다.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각 학교에서 일주일에 한 번쯤 영어만 사용하는 날을 정하고 학년별로 수준에 맞게 계획해 보는 것은 어떨까? 많은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물론 영어만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할지 모르나 지금 이 시대는 영어가 영국 말이나 미국말이 아니라 국제 통용어로 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적으로 무한경쟁시대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살아남기 위한 방편으로 또 다른 나라들과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어쩔 수가 없는 것이 아닌가? 컴퓨터 용어는 전 세계적으로 영어로 통용하고 있어서 콧대 높은 프랑스 사람들도 어쩔 수 없이 열심히 영어를 배우고 있다. 지금 지구촌 어디를 가나 영어로 통하지 않는 나라가 거의 없기 때문에 기왕에 할 바에는 다른 나라에 뒤떨어지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겠는가?

싱가폴이나 홍콩과 같은 나라들이 국제 경쟁력에서 우리보다 앞서는 것은 언어 때문이라고 한다. 자존심이 상하더라도 지구촌시대에 걸맞게 언어의 장벽을 극복하는 일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고대에는 그리스어나, 라틴어를 사용하던 시대도 있었다. 앞으로는 영어나 중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많이 나와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 교육의 혁신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에게 실제적인 훈련을 위해서 자주 대화를 하거나 사람들 앞에서 우리말이든 영어든 말하는 훈련을 시켜야 한다. 서양에서는 ‘5분 스피치’라는 것이 있다. 견학을 갖다 오든지 또는 어떤 중요한 주제를 놓고 토론을 하거나 대중 앞에 나와서 5분 동안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교내에서 자주 ‘영어 말하기 대회’ 등을 개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오래전에 부산에서 학생들이 클럽을 만들어서 영어로만 말하는 훈련을 하는 것을 보았다. 그 때 그 학생이 대학에 가서 건축학을 전공했는데, 영문학도들을 제치고 영어 웅변대회에서 우승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영문학도들이 얼마나 창피했겠는가? 우리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이기에 답답한 심정으로 이런 제안을 해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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