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없는 욕설·폭행, 2014년 131건→작년 199건

신고자 등에게 폭언과 폭행을 당하는 구급대원이 늘고 있는 추세다.

이유 없는 욕설과 폭행으로 구급활동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18일 소방청의 ‘구급대원 폭행 현황’에 따르면 최근 3년간 2014년 131건, 2015년 198건, 지난해에는 199건으로 구급대원을 대상으로 한 폭행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중 충북지역은 2014년 1건, 2015년 6건, 2016년 6건으로 3년 간 13건이 발생했다.

올해에도 4건이 발생, 여전히 구급대원 폭행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소방기본법에 따르면 ‘위력을 사용하거나 폭행 또는 협박을 행사해 화재진압, 인명구조 또는 구급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를 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올해는 2건의 사건이 검찰에 송치됐다.

일각에서는 법적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월 7일 오후 7시40분 충북도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길가에 누군가 피를 흘리고 쓰러져있다’는 신고였다.

청주시 청원구 내덕동의 한 노상.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은 길가에 쓰러져 있던 40대 남성을 깨워 이송을 위해 구급차에 태웠다.

이송 중 돌연 태도가 돌변한 이 남성은 ‘나를 어디로 데려가는 거냐’며 욕설과 함께 구급대원의 왼쪽 뺨을 때렸다.

또 지난 3월 19일 오후 11시23분 ‘속이 아프니 데리러 와달라’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하자 ‘왜 이렇게 늦게 왔냐’며 욕설 등 폭언을 하기 시작했다.

구급대원 폭행 건수에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이처럼 폭언과 폭행을 당한 구급대원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청주지역의 한 구급대원은 “구급대원을 시작한지 2년차밖에 안됐지만 한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 만큼 폭언에 적응됐다”며 “한번은 출동 지령을 받고 환자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전화를 했는데 ‘왜 빨리 안 오고 전화부터 하냐’며 욕설을 듣는 일도 있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구급대원은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신고를 한 뒤 출동 직원에게 욕설을 하는 일도 종종 있다”며 “이런 일을 당하면 그 다음 출동 시에도 현장 대응활동에도 차질이 발생한다”고 토로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들을 상대로 폭언과 폭행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충북도소방본부 관계자는 “구급대원을 상대로 한 폭언, 폭행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구급대원을 믿고 따라줘야 더 양질의 구급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음에도 시민들의 의식개선과 협조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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