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만동 청주성광교회 목사

어느 마을에 사람들이 열심히 지은 농작물을 멧돼지 떼들이 나타나 먹어버려 피해가 끊이지 않았다. 참다 못한 농부들이 멧돼지 사냥꾼을 모집했다.

사냥꾼들이 멧돼지를 잡으려 애썼지만 멧돼지를 잡지 못했다. 어느 날 한 사냥꾼이 왔다. 이 사냥꾼은 총을 놓고 고구마 한 자루와 옥수수 한 자루를 가지고 산으로 올라갔다.

멧돼지들이 잘 다니는 길목에 고구마와 옥수수를 풀어 놓았다. 의심하며 보던 멧돼지들이 하나 둘 오더니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사냥꾼은 매일같이 멧돼지들이 좋아하는 것을 날라다 줬다.

며칠이 지나 멧돼지들은 사람들이 와도 도망가지를 않았다. 경계심이 없어지고 오히려 반겼다. 하루는 사냥꾼이 먹이와 총을 들고 산으로 올라갔다. 멧돼지들에게 먹이를 주고 맛있게 먹고 있을 때 멧돼지들을 다 잡았다.

멧돼지는 길들여지면 멧돼지가 아니다. 멧돼지는 야성이 있어야 멧돼지다. 야성이 있다는 것은 도전하는 정신을 말하는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서 나와 가나안에 들어가 영토를 확장해 갈 때 지도자는 여호수아였다. 애굽에서 나온 모든 사람들이 죽었다. 광야에서 새로 태어난 사람들만 가나안에 들어 오게 됐는데 그 중 죽지 않고 들어온 사람이 여호수아와 갈렙이다. 갈렙이란 사람은 여호수아 만큼 기득권이 있는 사람이다. 그런 그가 가나안을 정복하면서 보았던 좋은 땅을 차지하지 않는다.

가나안 최남단 헤브론, 그 앞에 서서 여호수아에게 이 산지를 달라고 한다. 그의 나이 85세이다. 처음으로 갈렙이 이 땅을 보았던 때가 40세였다. 모세가 가나안을 정탐하러 12명의 정탐꾼을 보낸 적이 있었는데 그 때 갈렙의 나이가 40세였다.

그로부터 45년의 세월이 흐른 후 85세의 백발이 성성하게 된 갈렙은 이렇게 외친다. 그때나 지금이나 내가 일반이니 지금 저 헤브론성을 쳐서 싸워 이길 수 있다고. 나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저 헤브론을 잊어본 적이 없다고. 갈렙의 영성, 도전의 영성이다.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도전의 영성이 있는가? 한국의 노인들에게 도전의 영성이 있는가? 지금 사는 것으로 만족하고 그저 그렇게 살다가 죽을 것인가? 새로운 도전정신이 없으면 이 민족은 죽는다. 도전적인 야성이 살아 있을 때 세계 속에 우뚝 서는 민족이 될 것이다.

새벽이슬 같은 이 땅의 젊은이들, 그리고 황폐한 이 땅을 일구어 오셨던 어르신들, 그리고 우리 모두 내일을 위해 이 산지(목표)를 달라고 도전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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