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진근 서산署 태안지구대 순경

지난 9일 경찰청에 따르면 연 3만건에 달하는 공공장소에서의 음주소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범죄처벌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공공장소에서의 음주소란 문제가 연 3만건에 달하지만 처벌은 여전히 솜방망이었다. 음주소란 신고 현장에 출동하는 경찰관과 전문가 의견을 모아 법안 발의를 추진할 계획이다.

현행 경범죄처벌법에 따르면 일반 공공장소에서의 음주소란은 5만원의 범칙금 처벌을 받는다.

그러나 대부분 체포와 같은 다른 제재 수단은 없고, 현실적으로도 범칙금을 통고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 피해 신고자들의 불만이 큰 것이 현실이다. 경찰은 이번 입법을 통해 일반 공공장소 음주소란 처벌 기준을 관공서 수준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관공서에서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릴 경우 60만원이하 벌금 등에 처하고 지나칠 경우에는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이상하리만치 술에 관대하다. 애주가나 주량이 센 사람들을 우대하고 술을 마시지 못하면 재미없고 풍류없는 사람으로 취급한다. 그래서인지 술로 인한 추태와 실수, 심지어 범죄까지도 관대하다.

그러나 외국의 경우에는 공공장소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있는 것 자체가 범죄로 인식되고 있다. 영국은 주취자를 36시간까지 경찰서 유치장에 구금할 수 있고, 미국 워싱턴 DC는 주취자에 귀가를 종용한 뒤 이를 거부할 시 곧바로 체포가 가능하다.

호주와 캐나다는 주취자 처리과정에서 발생한 손해에 대해 경찰관에게 면책조항을 두는 등 주취자에 대해 철저한 ‘무관용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주취 범죄가 줄어들지 않는 이유는 술에 관대한 문화의 영향이 크다. 단속과 처벌이 능사는 아니지만 진정 경찰의 도움이 필요한 곳에 치안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보다 건전한 음주문화의 정착과 선진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주취자로 인한 공권력의 낭비가 반드시 근절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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