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백성을 새롭게 하는 대학의 8조목을 보면 ‘명덕(明德)을 천하에 밝히려는 자는 먼저 그 나라를 다스렸고, 그 나라를 다스리려는 자는 먼저 그 집안을 바로 잡았으며, 그 집안을 바로 잡으려는 자는 먼저 그 몸을 닦았고, 그 몸을 닦으려는 자는 먼저 그 마음을 바르게 했으며, 그 마음을 바르게 하려는 자는 먼저 그 뜻을 성실하게 했고 그 뜻을 성실하게 하려는 자는 먼저 그 앎을 지극히 하였으니, 앎을 지극히 함은 사물을 구명함에 있다’고 한다.

‘대학’에 나오는 글로 이것은 소위 정치를 하고자 하는 치자의 도리를 이야기하고 있다.

최근 몇몇 정치인 아들의 마약 및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공인의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가 논란이 되고 있다.

그 핵심은 제가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치국하겠다는 것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문화에 의해서 아들의 막말과 딸로 인해 정몽준 전 서울시장 후보나 고승덕 변호사는 선거에서 낙방했다. 더욱이 아버지의 후광과 압력으로 자식을 금수저로 만들고자 한 정치인은 더욱 용납하지 않는다. 우리는 대통령부터 지방수장까지 이들이 지탄받는 모습을 본다.

한편 개인주의 국가관을 가진 국가에서는 수신과 치국을 별개로 볼 것을 강조한다. 맹자도 “아들이 잘나고 못난 것은 다 하늘의 뜻이지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한다.

또한 저명 정치인 아들이 아버지보다 더 나은 경우는 역사에 그렇게 많지는 않다. 이에 의할 경우 아버지만 못한 아들과 딸을 둔 것이 정치인 개인의 치국 활동을 판단하는 증거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또한 현대 사회에서 아들이 성추행하고, 필로폰 마약을 하는 것을 아버지가 일일이 통제할 수 없는 것인데 이를 빌미로 개인의 치국 능력을 의심하는 것은 잘못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대학’은 기본적으로 치자와 피치자를 구분하여 치자의 책임을 더욱 강조한다. 반면에 민주주의는 모든 구성원의 책임을 강조한다. 민주주의 논리에 의하면 수신제가치국평천하란 가족 개개인이 수신해야 제가가 되고, 모든 가정이 평안해야 치국이 이루어지고, 모든 나라가 이치에 의해서 다스려져야 평천하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치자인 아버지와 같이 아내와 아들과 딸도 수신할 것을 주장한다. 즉, 각 개개인의 역할과 책임을 중시하는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지도자가 있더라도 백성이 서로 화합하지 않고 이치를 알지 못한다면 평천하를 이룰 수 없다는 논리이다.

인간은 삶에서 수신과 제가를 하지 못할 수가 있다. 인간은 실수할 수 있고, 종종 실패의 자유도 인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반복될 경우 실패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보호받을 수 없고, 개인뿐만 아니라 부모도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사회적 비난 행위가 개선되지 않고 반복되는 것은 수신뿐만 아니라 제가가 잘 못된 것이고, 그들에게 솔선수범해야 할 리더의 지위를 줄 수는 없을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