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거리에서 여성 등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데이트 폭력은 물론 주취·묻지 마 폭력 등 폭력의 종류도 가지각색이다. 청소년들 간의 폭력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거리 곳곳에 CCTV가 있지만 정작 범죄예방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데이트 폭력 사건만 해도 지난해 보다 44.3%(723명)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이 지난 7월부터 약 한달 간 집중신고기간을 운영한 결과 총 3천276건의 신고가 접수돼 그 중 2천35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 기간 데이트폭력으로 인한 구속자는 96명에 달한다. 하루에 3명꼴로 연인을 폭행해 쇠고랑을 찬 셈이다.

거리나 가정, 건물 안에서 폭력이 감지 됐을 때 재빠르게 피신하거나 경찰에 신고 할 수 있는 최단거리의 지킴이가 될 수 있는 무엇이 있다면 여성 및 청소년 등 약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골목 곳곳에 있으면서 24시간 영업하는 편의점을 잘 활용하면 여성들에게 좋은 ‘안심지킴이’가 될 수 있다. 문제는 많은 여성들이 ‘여성 안심지킴이집’으로 지정된 편의점의 존재에 대해 알지 못해 제때 활용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여성안심지킴이집은 서울시가 2014년부터 처음 진행한 사업이다. 24시간 운영되고 CCTV가 있는 편의점을 대피소로 지정해 위험에 처한 여성에게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여성안심지킴이집은 여성 1인 가구 밀집지역이나 우범지대 부근에 위치한 편의점 점주를 상대로 신청 의사를 물어본 뒤 지정된다. 

일반 편의점과 가장 큰 차이점은 경찰의 112긴급시스템에 등록돼 있다는 것이다. 긴급 상황에 있는 여성이 신고를 위해 편의점이 들어온 뒤 직원이 무선벨을 누르면 즉시 경찰이 출동한다. 긴급 상황에서 경찰에 직접 전화를 걸어 위치나 피해 상황을 알리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시스템이다.

충북지역에는 청주 81개소, 충주 29개소 등 총 173개소로 지난해 6월부터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여성들이 여성안심지킴이집의 존재를 몰라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1년간 112신고건수는 68만1천789건인데 반해 ‘여성안심지킴이집’ 이용현황은 11건에 불과하다. 여성안심지킴이집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여성들이 많다.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 서울시의 경우 여성안심귀가스카우트 등 여성안심서비스 정책을 활성화하고 있다. 그 방안으로 헬스앤뷰티 스토어 ‘롭스(LOHB's)’와 2주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여성안심서비스 정책을 알리는 ‘걱정 말아요 그대’이벤트를 실시한다.

이처럼 많은 여성들이 이 제도를 알고 활용할 수 있도록 홍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거리 등 생활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폭력으로부터 여성들의 안전을 지켜주기 위해서는 시대 변화에 맞는 다양한 방법의 정책 홍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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