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아 청주오창도서관 사서

‘도덕’이라는 가면, 가면을 쓴 도덕 교육 속에서 자라고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의문점을 제기하며 이 책의 저자 기타노 다케시는 현재의 도덕 교육에 관해 매우 날카로운 어조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학교에서 도덕 시간에 배운 도덕 교육은 예를 들면 ‘~을 하면 안된다’, ‘~를 하고나면 기분이 좋아진다.’ 등의 나름의 도덕 명제를 교육시킴으로써 친절, 화합, 예우 등을 교육한다. 하지만 유년시절 기억을 더듬어보면 그 나름의 규칙에 대한 납득할만한 근거는 배우지 않았던 것 같다. 버스에서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하며 왜 기분이 좋아지는지, 도와준 어린이들은 정말 모두 기분이 좋은건지 등에 대한 의문이 들 수 있는 교과서 내용이지만 어린시절 그것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거나 깊이 생각해본 적은 없다. 사실상 학생들에게 주입되는 도덕 교육이란 사회가 정한 하나의 가치관을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식의 교육인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도덕교육이 다양한 가치관과 성향의 개개인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사회에 저해되는 요소라고 언급한다. 아이들에게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느낌을 받으라고 생각을 강요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도덕교육인지 역설하고 있으며 그러한 도덕 교육을 받고 그것을 신봉하고 자란 인간은 결국 모순 덩어리의 ‘위험한 도덕주의자’가 되는 것에 대해 우려한다.

이 책에는 위험한 도덕 교육에 대한 비판뿐만 아니라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도덕 교육이 생겨난 배경과 원인은 무엇인지,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하는지, 또 저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도덕과 교육방식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제시되어 있다.

저자 기타노 다케시가 생각하는 도덕은 사실상 작게는 우리 사회, 크게는 나라간의 원활한 관계 및 공존을 위한 강제력 없는 규정이나 법규이다. 도덕이 곧 양심이 아니라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원활한 인관 관계 등을 하기 위해 최소한으로 지켜야 할 규칙이라는 것이다.

또한 도덕이란 시대가 변함에 따라 발맞춰 세태를 반영하는 도덕으로 변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에 대한 위험성도 제기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사회 속에서 위험한 도덕주의자가 되지 않기 위한 해결책으로 ‘자신만의 도덕 철학’으로 삶을 꾸려가는 것을 제안한다. ‘나의 도덕’이란 내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원칙이며 그런 도덕을 남에게 맡기는 것은 나의 인생을 남에게 맡기는 것과 같다고 한다.

위험한 도덕주의자를 읽는 내내 ‘자기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의 필요성을 느꼈다.

이를 도덕과 관련시켜 내가 생각하는 도덕에 대해 그 이유를 따져보고 최소한 자신만의 확고한 근거를 가지고 자신의 도덕을 실천하는 습관을 기른다면 타인에게도 일방적 주입식 도덕 교육이 아닌 자신만의 도덕을 만들 수 있는 토대를 길러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살면서 간혹 도덕에 대해 회의감이 들거나 과연 도덕은 꼭 필요한 것일까라는 의문이 들 때 그 궁금증에 대한 해결책으로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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