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솔 홍익불교대학 철학교수

실행의 효과를 올리고 행동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선견력, 냉정한 판단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앞을 바로 내다보고 냉정하게 판단했다 하더라도 판단 만에 그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 판단이 현실적 가치를 가지려면 실행의 결단이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요컨대 결단할 수 있는 용기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하늘과 땅 같은 차가 생긴다.

그 좋은 예로써 프랑스의 페탱 원수와 드골 장군의 경우가 있다. 페탱 원수는 제 2차 대전 후 매국노로서 국적이 박탈 당하고 사형을 선고 받았다.

그러나 이 노원수는 마음속 깊이 프랑스를 사랑했고 프랑스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했으며 국민들로부터도 커다란 지지를 받은 영웅이었다.

조국을 팔아먹은 배신자라고까지 규탄했던 드골 장군도 “원수는 훌륭한 사람이었으며 위대한 선인(善人)이었다”고 그를 평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까지 프랑스를 위해 노력했던 페탱이 그를 지지했던 국민들로부터 국가 반역죄의 오명을 쓴 가혹한 운명으로 사라져갔는가.

그 이유는 오직 하나, 결단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독일의 기갑화 군단은 기동력이 없는 프랑스군을 곧바로 격파했고 프랑스 정부는 항복했다.

페탱은 독일과의 휴전협정에 조인하고 의회의 지지를 받아 국가 주석이 된다. 그는 정부를 지킴으로써 독일의 군정을 거부하고 프랑스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조금이라도 더 건지려 했다.

연합군이 북아프리카에 상륙했을 때 페탱은 독일군이 휴전협정을 어기고 비점령지구에 쳐들어오리라 판단하고 그때는 자기 휘하에 있는 10만의 군대를 지휘하여 독일군과 싸운다고 결정하고 전군에 전투배치를 하도록 비밀명령을 내리고 있었다.

그러나 페탱은 결단을 내리지 않았다. 10만의 병력으로 독일군과 싸운다는 것은 달걀로 바위를 치는 격이라 생각하고 그 후에 일반 국민에게 닥칠 가공할 피해를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드골은 뛰어난 결단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는 페탱의 사랑하는 후배로서 페탱을 아버지처럼 따랐지만 페탱과는 반대로 철저한 항생을 외치고 런던에 망명해 자유 프랑스의 지도자가 된다.

미국이 참전하고 독일군의 패색이 짙어지자 그는 주도권 쟁탈의 싸움에 이겨 프랑스 공화국 임시정부를 수립한다.

그리고 연합군의 명령을 거부하고 성대한 입성식을 단행하여 백만을 넘는 군중의 환호를 받으면서 구국의 영웅으로 귀국한 것이다. 페탱은 결단을 주저하다가 굴욕 속에 죽어갔고 드골은 결단을 내려 구국의 영웅이 된다.

이 두 사람의 극적인 인생은 교훈적인 대조가 아닌가.

결단 없이는 승리 또한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이 세상 모든 것 생각만으로는 안 되는 것이다. 용기와 결단력의 실행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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