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숙 국립청주박물관 자원봉사회

한번도 외국에 나가 본 적이 없다. 외국의 사정을 몰라 주위에서 어학연수라도 떠나는 사람이 있으면 배낭 속에 넣어 보내는 것이 있다.

우리 지역에 위치한 박물관을 소개하는 외국어로 된 얇은 책자 몇 권. 가서 기회를 봐서 우리 문화를 ‘맛보기’로라도 알리고 오라는 바람도 전한다.

이런 행동은 몇 해 전, 미국에서 잠시 살다 온 후배에게 얘기를 들은 후 부터다.
외국에 나가보니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우리 역사 관련 서적도 도서관에서 찾기 어려웠다고 한다. 어느 한 지역의 초등학교 교과서를 보니 어떤 역사적 상황이 있었던 시기의 연대 수, 심지어는 나라 이름도 뒤바뀌어 인쇄됐다니 무척 안타까웠단다.

그 곳에서 열심히 한국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가끔 궁금한 것이 있으면 책을 찾아봐 달라는 주문을 하곤 했던 것이 생각난다.

그 후 그 후배가 가 보았던 학교 교과서, 도서관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모르지만 개인이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노력을 기울이고 싶은 거다.

박물관에는 외국인 많이 찾아온다. 외국어 실력이 턱없이 부족해 무척 안타깝다. 물론 통역 안내원과 동행했을 경우에는 도움을 받지만 역사적 배경에 관한 설명을 통역하는 것에는 웬만한 실력을 갖추지 않고서는 한계가 있다.

미국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서는 세계사 수업 시간에 한국의 금속활자에 대해 배우면서 ‘인쇄기술, 진화인가 발명인가’라는 주제로 토의하는 시간을 처음으로 갖는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세계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백운화상초록 불조 직지심체 요절’을 그곳 청소년들이 진지하게 공부하고 토론하는 시간, 생각만 해도 가슴 뿌듯해지는 일이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만들었다는 금속활자 과학적인 발명 그 자체를 두고 어떤 의견과 시각을 가질지 궁금하다.

우리 역사 알리기 프로그램이 앞으로도 계속 열렸으면 하는 것이 희망사항이다.
나라 밖에서도 안에서도 우리 문화 알리기는 적극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우리 지역을 방문하는 외국인에 대해서도 우리 문화를 알리는 프로그램이 필수로 마련됐으면 한다.

누가 뭐래도 우리 역사의 값매김은 우리가 해야한다. 우리 자신을 웅숭깊은 시선으로 바라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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