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유럽에서 생산된 달걀에서 피프로닐이란 살충제 성분이 발견되면서 먹거리에 비상이 걸린 뉴스가 우리의 밥상에까지 왔다. 달걀에서 살충제 성분이 나왔다는 보도와 함께 대형할인점에서 달걀에 대해 정부가 전수 조사를 해 달걀에서 살충제 성분이 나온 농가를 발표하고 그 외의 농가에서 생산한 달걀은 안전하다는 발표를 했다. 이와 함께 의사협회는 달걀 살충제 성분은 한 달이면 배출된다고 하면서 안심을 시키고 있다.

많은 사람이 정부의 이 발표와는 달리 대형할인점의 달걀 판매량은 반토막 되고, 달걀말이 김밥엔 손을 대지 않고, 달걀을 듬뿍 넣은 파전은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섰다. 사태가 심각하자 대통령이 한마디 하고 이낙연 총리가 “절대다수 국민의 먹을 것을 가지고 장난치는 사람은 용서해선 안 된다는 확고한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농축산물 안전에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먹거리 가지고 생산자나 상인이 장난치는 것이 아닌 정부가 장난을 치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생산자나 음식점이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면 3대가 망한다’고 광고를 해도 무한한 신뢰를 주지 않는다. 그러나 소비자는 농축산물에 대한 친환경 무항생제나 해썹 등의 인증에 대하여는 신뢰를 해 왔다.

그러나 보도에 의하면 이번 달걀 파동에서 친환경 무항생제 인증을 받은 10곳 중 1개가 살충제 달걀이라고 한다. 또한 살충제 달걀을 생산한 농장의 절반 이상이 해썹인증을 받았다고 한다. 해썹(HACCP: Hazard Analysis Critical Control Points: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은 식품의 원재료부터 제조, 가공, 보존, 유통, 조리단계를 거쳐 최종 소비자가 섭취하기 전까지의 각 단계에서 발생할 우려가 있는 위해요소를 규명하고, 이를 중점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중요한 관리법을 결정해 자율적이며,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관리로 식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과학적인 위생관리체계를 의미한다.

해썹은 식품위생법 및 축산물위생법 등의 법률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소속의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이 인증을 하고 있다. 친환경축산물(무항생제)인증 및 해썹 인증은 정부가 먹거리에 대한 안전성을 인증하여 국민의 생활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이다. 그런데 이들 인증 생산자가 미인증축산업자보다 살충제 달걀을 생산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정부는 인증을 받은 생산자와 유통업자에게 다양한 인센티브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농가나 생산자는 인증의 본래 목적인 안전한 먹거리 생산과 유통보다는 인증 자체를 목적으로 인증을 받고 있다. 이를 공공기관이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농축산물을 인증하는 인증원이 농산물품질관리원 등의 정부 산하기관 출신인 농피아가 장악해 이권화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먹거리 인증이 특정 집단의 이권을 위해 존재하는 한 정부가 먹거리가 가지고 장난치는 것을 금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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