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4과목 또는 전과목 2개안 의견 수렴
31일 확정·발표때까지 찬반 논쟁 치열할 듯

2021학년도 수능부터 등급제로 학업성취도를 평가하는 절대평가가 4개 과목 또는 전 과목(7개)으로 확대된다. 수능 개편은 올해 중학교 3학년 학생부터 적용받게 된다.

교육부는 4차례에 걸친 대규모 권역별 공청회를 통해 수능 절대평가 4과목, 전 과목 등 수능개편시안 2개안에 대한 학생, 학부모, 학교 등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오는 31일 2021학년도 수능 개편안을 최종 확정·발표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 시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3월부터 교육과정 전문가, 평가 전문가, 현장 교원 등으로 수능개선위원회를 구성해 수능과목과 평가체제 등을 연구하고 현장의 의견을 수렴했다.

개편은 고등학교 문·이과 구분을 없애고 인문사회·과학기술 기초 소양을 지닌 융·복합 인재를 길러낸다는 취지로 2015년 9월 확정 고시한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교육부가 제시한 수능개편시안 1안은 영어, 한국사에 한해 시행하고 있는 현행 수능 절대평가를 영어, 한국사, 통합사회·통합과학, 제2외국어·한문 등 4개 과목으로 확대하는 방안이고, 2안은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통합사회·통합과학, 선택 1과목(사회탐구·과학탐구·직업탐구), 제2외국어·한문 등 수능 전 과목(7개)으로 확대하는 방안이다.

교육부는 새롭게 절대평가를 적용하는 과목에 대한 평가는 한국사와 영어처럼 원점수에 따라 총 9개 등급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후속 연구를 통해 (등급수를) 확정해야 하지만, 9등급제 유지를 생각하고 있다”며 “절대평가 등급 간 점수차도 후속연구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2외국어·한문이 절대평가 시행 과목으로 수능개편시안 1안과 2안에 모두 포함된 것은 시대적 요구와 외교적 측면이 반영된 결과다.

수능개선위원회 책임연구자인 이규민 연세대 교육학부 교수는 “대다수 학생이 치르는 과목은 아니지만, 국제화, 다문화 시대 제2외국어가 필요하고 미국 대학입학수능시험(SAT)에 외국어 응시과목 중 한국어를 선택할 수 있게 해놨듯, 외교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이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통합사회·통합과학을 별도의 과목으로 봐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박춘란 교육부 차관은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은)과거 문과생과 이과생이 별도로 이수했지만, 융복합 인재를 길러낸다는 2015 개정 교육과정 취지에 따라 모든 학생들이 이수해야 하는 공통과목이 됐다”고 말했다.

앞서 교육부는 무한 입시 경쟁과 과도한 시험 부담을 완화한다는 취지로 2017학년도 수능부터 한국사에 절대평가를 적용했다. 현 고3이 치르는 2018학년도 수능부터는 한국사 뿐 아니라 영어영역도 절대평가를 시행하기로 했다.  교육부가 오는 31일 수능개편안을 발표할 때까지 수능개편시안 2개안을 둘러싼 찬반 논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수능 절대평가 과목을 4개 과목으로 확대하는 1안은 수능체제 변화를 최소화해 대입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고 수능 변별력을 유지해 대학에서 상대적으로 학생을 선발하기 쉬운 반면, 암기식 문제풀이 등 현행 수업방식 개선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능 전 과목으로 절대평가를 확대하는 2안의 경우 수능의 영향력이 축소돼 학생 참여 수업, 과정 중심 평가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와 동시에 수능 변별력 약화에 따른 학교생활기록부, 내신 경쟁 과열로 또 다른 사교육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수능개편시안에는 절대평가 과목 확대 외에 수능과 EBS 교재 연계율을 축소·폐지(1안) 또는 연계율을 유지하되 연계 방식을 개선(2안)하는 2개안도 담겼다. 교육부는 사교육비를 경감한다는 취지로 수능과 EBS 교재의 연계율을 70%로 유지했는데, 교과서 대신 EBS 교재 문제풀이 수업, EBS 교재 영어지문 해석본 암기 등 부작용이 많았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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