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충주농고 교장 수필가

사람들은 누구나 건강하게 살기를 원한다. 그렇기에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다 잃는다고 아우성이다. 요즘같이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는 어디론가 시원한 바다로 아니면 ‘푸른 숲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으로 가요’하는 소리가 반가운 메아리로 울림을 준다. 그래서인지 주말 고속도로는 힐링 캠프를 떠나는 자동차 행렬로 요동을 친다. 내 몸을 위한 일이라면 강산이 오염으로 몸살을 앓든 말든 무엇이든 다하는 세상이 아닌가.

건강하게 산다는 것, 그것은 예부터 우선 마음이 평안해야 몸도 튼튼해진다고 했다. 그렇기에 인간의 무병장수(無病長壽)는 마음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닐까.

인생이 노경(老境)에 이르면 몸은 늙어 움직이기 힘들고, 살아온 세월만큼이나 무거운 짐도 내려놓고, 인간관계에서 생긴 마음의 상처도 말끔히 치유하며 편안히 살 수 있는 힐링(healing)이 필요하지 않을까.

얼마 전 KBS 100도 공감강연회에서 아토피 피부병에 걸린 아들이 학교에서 따돌림을 받는 것을 본 아버지가 그 치유를 위해 푸른 산속으로 들어가 삼림욕을 하는 수련활동을 통해 피부병을 치료했다는 성공담을 들은 적이 있다. ‘자연의 힘은 위대하다’는 주제로 그 아버지는 공감온도 94도를 받았다. 그래서 항상 자연은 우리가 가꾸고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인생이란 고독의 능선을 넘으며 풀잎에 매달린 이슬 같은 한 순간이나마 그 고독을 승화시킬 환희(歡喜)가 기다리고 있을 것을 믿으며 희미한 안개 속을 헤치며 슬픔과 고통을 참으며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우리가 한 끼 식사를 하더라도 순두부찌개가 나을까, 된장찌개를 먹을까, 고민하고 매일 반복되는 삶이 주는 권태와 고통을 문제 삼으며 더 이상 우리는 밥을 먹는 것만으로는 행복해지기 힘든 생활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마음의 상처가 얼마나 크고 깊은지,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 자신만이 그 고독함을 살펴보고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고통을 통과해나가는 과정 그 자체가 힐링이 아니겠는가. 힐링의 중요성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남보다 더 잘 살기 위해, 더 행복하기 위해 앞만 보고 무작정 달리고 있지만 어디를 가고 있는지 자신에게는 되물어보지도 않는다. 무작정 달리는 우리들에게 빨간 신호등을 켜서 잠시 멈추게 하고 왜 그렇게 달려야 하는가, 어디를 가고 있는가를 되돌아보게 하고, 여기서 우리를 살찌울 그 무엇을 발견해 내는 것, 자기에게 맞는 독특한 방법, 그것이 진정한 힐링이 아닐까.

이렇게 하면 힐링 열풍에 휘둘리지도 않고, 많은 비용도 지출하지 않아도 되고, 멀리 해외까지 떠나지 않아도 되니 더 행복해 지지 않을까. 그래서 흐르는 세월의 강 언덕에 슬픔과 고독, 기쁨이 묻어나는 시 한수, 글 한편을 지어도 보고, 즐거운 음악이라도 들어보는 것, 즉 자기만의 맞춤형 힐링법을 개발하면 그것이 진정한 힐링(healing)이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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