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 경영학과

귀향·귀촌인구가 늘어나면서 전원주택을 많이 짓게 되는데 집을 지을 때는 어떤 것에 유의해야 할 것인가? 기존 마을에서 집을 짓는다면 이미 수백 년 동안 내려오면서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기 때문에 집의 좌향과 배치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 조상들은 오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그 지역에 맞는 주택의 좌향과 배치를 찾아냈다.  

그러나 새로운 장소에서 새롭게 주택을 건축한다면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이 생긴다. 풍수(風水)는 바람과 물이요, 산과 물을 조화롭게 배치를 하여야 한다. 배산임수는 알고 있으면서 막상 집을 지을 때는 이것을 고려하지 않는 경우를 많이 본다. 주택의 좌향을 잡음에 있어서는 우선 땅의 고저(高低)를 먼저 보아야 한다. 어디에 의지하고 집의 좌향을 놓아야 하는지가 중요하다. 풍수에서는 이것을 배산임수(背山臨水)라고 하는데 한 치가 높은 산을 뒤로 하고 한 치가 낮은 물을 앞으로 해야 한다. 산과 물의 관계는 서로 만나서 생기가 멈추어야 하는데 그러자면 물이 돌아가는 곳이 산과 물이 조화되는 곳이다. 건물의 좌향은 조망이 확보돼야 하는데 전면에 명당이 확보되는 것이 좋다. 명당은 건물 앞의 공간으로 명당이 반듯하게 있어야 생기(生氣)가 응집된다. 

건물의 좌향이 정해지면 다음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현관과 안방 부엌의 배치이다. 이것을 문주조라고 하는데 문주조가 같은 기운이 있는 곳에 배치되어야 복택(福宅)으로 본다. 기운이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상승기운을 동기(東氣)라고 하고,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하강기운을 서기(西氣)라고 하는데 문주조가 같은 방위에 배치되는 것을 말한다. 

현관에서 안방과 부엌으로 들어가는 것은 직접 마주 치는 배치가 아니라 꺾어서 들어가는 것이 좋다. 서로 맞닥뜨리면 직충(直沖)이라 해 피해 왔다. 안방의 배치에 있어서는 침대의 배치가 최우선 순위다. 침대는 잠을 자는 공간으로 이곳에서 피로를 풀며 재충전하는 장소가 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안방에 장롱이 있어 가장 좋은 자리를 장롱이 차지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대부분 장롱을 안방에 두지 않고 옷장을 부속실에 설치하므로 침대의 배치가 수월하다. 침대는 벽을 등지고 출입구와 대각선으로 하며 다른 출입구와 직충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침대의 배치를 먼저 결정하고 방문, 화장실, 옷장 등 부속실의 접근로를 맞추어야 좋다. 현관과 안방, 부엌이 배치되고 나면 다른 부속실은 나머지 방위에 배치하면 된다. 방의 문을 서로 직충하지 않도록 하고 방의 출입구를 기준으로 내부 배치를 하면 좋은 배치가 될 수 있다.

며칠 전 신축 주택 현장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건물의 좌향을 서향판의 지세에서 지형지세를 고려하지 아니하고 채광을 1순위로 남향으로 배치했다. 그리고 안방의 중심 부분에는 옷장을 설치하고 침대는 안방문과 일직선상에 놓여져 있었다. 터는 좋아도 터의 기운을 제대로 다 받지 못하고 침대와 출입구가 직충하니 기(氣)의 충돌이 발생한다. 집 내부의 배치는 집의 현관을 기준으로 안방과 부엌을 어디로 둘 것인가를 염두에 두고 설계해야 하며, 방의 내부 배치는 방의 출입구를 기준으로 침대의 위치, 책상의 위치 등을 고려해 설계해야 한다. 가장 좋은 공간을 부속실에 빼기지 말고 사람이 차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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