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충북에서 청주와 괴산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서 외유성 출장을 간 충북도의회 의원들이 여론에 뭇매를 맞았다. 그 여론의 뭇매를 김학철 의원이 레밍이라는 들쥐로 표현해 도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같이 갔던 최병윤 의원이 사퇴하자 김학철 의원은 행정문화위원장을 사임하면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김 의원은 아직도 자신은 외국에 나가 여행한 외유가 아닌 도 문화행정을 위해 관광지를 다닌 공식적 출장이라고 변명하고, 언론의 희생양이라고 억울해하고 있다.

김 의원이 귀국한 지 일주일이 지나면서 이 사건은 인터넷이나 매스컴에서 사라지고, 여론도 관심이 없어지고 있다. 시간이 더 지나면 최 의원의 사퇴서는 반려되고, 도의회 윤리특별위원회는 징계를 연기할지도 모른다. 한 발짝 더 나아가서 내년 지방선거에 앞서 각 당은 출당 의원을 복당시킬 수도 있다. 그리고 유권자들은 그들을 다시 뽑아준다. 이것을 알고 있는 의원들은 시민단체 등의 의원직 사퇴 요구에 코웃음도 치지 않는 듯하다.

오히려 김 의원은 노이즈 마케팅을 하듯이 괴변으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있다. A4용지 11장 분량의 사과문은 그 스스로 이름 붙인 레밍과 같은 국민을 향해 자신은 옳고, 다른 모든 것은 잘못됐다고 가르치고 있다.

여론이라는 것은 실체가 모호하고, 항상 올바른 것은 아니다. 또한, 여론은 선동에 이용되어 정치적 음모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 외유성 출장을 간 4명의 의원은 정치적 선동의 대상이 될 정도로 스타성을 가진 의원님들은 아닌 듯하다. 여론이 잘못되었다고 하더라도 여론은 민심(民心)이 될 수 있다. 정치인은 이 여론과 민심을 딛고 서 있는 사람이다. 그 여론과 민심이 잘못됐다고 하는 정치인은 정치인으로서 자질과 능력이 없는 사람이다.

잘못된 행동을 한 연예인은 항상 자숙의 기간을 가진다. 한 조사에 의하면 2006년부터 2012년까지 7년간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이 복귀하기까지 자숙기간을 보면 도박으로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은 평균 12개월, 마약은 20개월, 음주나 교통사고 6.6개월, 폭행 13개월, 학력 위조 7.4개월이라고 한다.

여론으로 살아가는 연예인들은 여론이 연예계에서 떠나라고 하지 않아도 스스로 하던 드라마에서 하차하고, 방송에 나서지 않고, SNS도 끊고 생활한다. 여론과 언론 탓하면 그것이 자신에게 불리하다는 것을 학습으로 알고 있다. 일정한 기간이 지나서 복귀하려면 복귀해도 되는지 조심스럽게 여론을 본다.

그러나 무슨 특권을 가졌는지 국회의원부터 지방의회 의원까지 의원님들은 불법행위하고, 막말하고, 음주 운전하더라도 사과 한마디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고소되어 재판을 받아도 대법원의 판결까지 가면서 의원 배지 달고 세비로 월급을 받는다. 의원님들의 사과는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비는 것이 아닌 여론을 들기 위한 북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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