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대통령과 재계와의 만남이 오는 27, 28일 이틀에 걸쳐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여러 가지 주목되고 있는 사안이 있다. 우선 대통령 취임 이후 첫 공식 만남인 만큼 그간 논의되어 온 업계 주요 현안들이 보다 구체화될지 주목된다. 즉 정부가 강조해온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 재벌 개혁적 사안들이 강도 높게 진행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간담회는 이틀간 하루에 7~8개 기업들이 참여하는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으로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포스코, GS, 한화, 현대중공업, 신세계, KT, 두산, 한진, CJ, 오뚜기 등 14개 기업이 참석한다. 정부 측에서는 경제부총리, 산자부장관, 공정거래위원장,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재계는 이번 간담회가 재벌개혁 정책이 본격화되는 시발점이 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그간 정부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통해 4대 그룹과의 만남, CEO 조찬 간담회 등으로 접촉을 지속하며 공약 이행과 이와 관련된 기업들의 협조를 요구해왔다. 문재인 정부가 일순위로 추진하고 있는 일자리 창출과 일감 몰아주기 해소정책 등 현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안들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현안이 되고 있는 지배구조 개선과 경제력 집중억제에 대해 문 대통령의 강력한 주문이 기대된다.

재계와의 대화가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은 대기업 위주의 간담회 자리에 중견기업에 속하는 ‘오뚜기’의 참석이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대기업에 바라는 여러 가지 요구사항을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오뚜기라는 기업을 참여 시키므로써 모든 말을 대신해주고 있다는 평가다. 오뚜기는 지배구조 및 일감몰아주기, 일자리 창출 등 여러 고질적인 문제들을 안고 있는 우리나라 대기업들과 달리 사회 귀감이 될 만큼 모범적으로 기업을 경영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우수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오뚜기는 경영을 승계하면서 상속세를 법적으로 정해진 만큼 정확하게 납부했으며 불우이웃돕기나 전 사원 정규직 채용(2015년), 라면 값 8년 연속 동결 등 문재인정부가 기대하는 ‘착한 기업’을 실천하고 있는 회사다. 오뚜기가 청와대 간담회에 참여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식이 상승하는 등 국민들 사이에 왜 ‘오뚜기’인지 재조명되고 있을 정도다.

이번 간담회가 재벌개혁의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 그동안 대기업이 누렸던 여러 가지 불법증여와 갑질논란, 부자감세, 일감몰아주기 등 병폐들이 해소돼 청년일자라가 대거 창출되고 영세 하청업체나 중소기업들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대기업들이 하루아침에 기업의 기질을 변화시키는 것은 어렵겠지만 우리 사회가 상생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이 점령했던 특권을 내려놓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일자리 창출 계획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정부가 대기업에 기대하는 여러 현안들을 성실히 따라주기 위한 노력에 기업들이 앞 다퉈 솔선수범해주기를 당부한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