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연 전 청주예총 부회장

필자도 여행을 좋아한다. 중국 저장성 소재 고등학교에 근무하면서 틈틈이 중국내 여행을 다녔다. 그 동안의 여행을 통해 느낀 점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열린사회와 닫힌사회’이다.

필자는 여행할 때는 중국 현지여행사를 통하여 다닌다. 지난 5월에는 항주공항에서 운남성 리장(麗江)까지 다녀왔다. 그때 황당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여행사 직원과 함께 탑승수속을 하는데 탑승자 명단에 필자의 이름은 없다는 것이다. 그때부터 영문을 모르는 나를 데리고 그는 여기저기를 뛰어 다니기를 두 시간! 결국은 허탕이어서 비행기를 타지 못했다. 필자는 여행사에서 표를 예매하지 않은 것으로 알았다. 두 시에 일어나 달려온 것을 생각하니 부아통이 터졌다.

한참 있으니까 여행사 책임자가 나오더니 표를 그제 서야 구입해하여 예정시간보다 3시간 늦은 아홉시가 돼서야 겨우  출발할 수 있었다. 그런데 사연을 알고 보니, 여행사에서 비행기 표를 예매할 때 이름을 중국어로 기재했다고 한다. 그러나 여권에는 영문으로 되어 있으니 탑승자 명단속에는 영문이름이 없어서 탑승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만약 한국 같으면 이름을 정정하여 탑승이 가능했을 것이다. 여행사에서 이름 하나 잘못 기재함으로써 이중으로 구입했으니 엄청난 손해를 입은 셈이 된다. 이것이 바로 중국사회이다. 

2010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중국의 민주화운동가 ‘류샤오보’가 선정되자, 중국 정부는 무역보복의 일환으로 노르웨이의 연어를 수입금지했다. 노르웨이는 우리의 사드와 마찬가지로 엄청난 경제적인 손실을 보게 되었다.

사드 때문에 우리가 입은 경제적 손실은 말할 것도 없고, 중국관영 TV에 비친 것을 보면 황당하기 이를 데 없다. 성주나 김천에서 사드를 반대하는 시위대의 모습이 매일 해드라인 뉴스에 제일먼저 생중계되고 있다. 마치 한국은 혼란한 전쟁이보 직전으로 비추고 있다. 철저한 언론 통제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금년 5월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가석방돼 교도소 밖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국의 인권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가 지난 13일 사망했다.‘중국 민주화의 별’이 사라진 것이다. 중국 당국이 가족들 반대에도 그의 시신은 이틀 만에 화장해 바다에 뿌려졌다. 이렇게 장례식을 서둘러 마무리한 것은 그의 죽음을 계기로 촉발된 중국 내 인권 논란 확산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영국의 BBC는 “중국 정부는 이날 류샤오보 사망에 대한 보도와 인터넷 댓글을 철저히 차단함으로써 전 세계 모든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한 그의 투병·사망 소식을 정작 중국인만 모르고 있다”고 했다.

중국의 닫힌사회를 보면서 생각나는 구절이 있다. 천시만상묵무언(하늘은 모든 것을 보고 있지만 말이 없고)이요, 대지회전자부동(지구는 스스로 돌고 있지만 겉모습은 움직이지 않는다)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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