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담이나 늘어놓는 소리꾼의 길을 거부하고 상업적 방송출연을 거의 하지 않는 초당의 진솔한 명창으로, 대명창 송만갑·박동실·김채만제 소리를 피나는 독공으로 득음해 일가를 이룬 사람으로 알려진 한선생.
“용이 구름을 휘감고 날 듯, 호랑이가 포효하듯, 때론 익살스럽게, 때로는 오장육부를 끌어내듯 듣는 이의 가슴을 더욱 애절하게 또는 시원하게 쓸어 내리게 하고 던졌다가 휘감고, 밀고 당기는 마치 한문의 초서체와도 같은 당당함과 시원함, 부드러움과 날카로움이 느껴진다.”
그의 소리를 아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말한다.

△한선생은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적벽가 서편제’보유자인 한선생(77)은 거문고산조의 명인 한갑득씨의 동생으로 9세 때부터 소리공부를 시작했다.
9세부터 15세까지 광주에서 성원목씨에게 ‘심청가’를 배우고, 13세 되던 해에 박원종씨에게도 잠시 소리를 배웠다.
성씨와 박씨는 명창 김채만의 제자였기 때문에 당시 한선생이 배운 소리는 모두 김채만제였다고 할 수 있다.
그의 나이 15∼16세 되던 해에 서울로 올라와 18세 때까지 조선성악연구회에서 활동했다.
이 때 송만갑씨에게 ‘심청가’등을 배웠고, 또 20여 세 때에는 임방울씨와 활동하기도 했다.
1976년에 중요 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적벽가 보유자로 인정됐다.

△한선생 창법의 특징

한선생의 소리는 동·서편의 소리 스타일이 섞여 있다해서 겸제(兼制)라고도 하고, 반드름제하고도 한다.
말붙임새는 사설이 박을 훌쩍 뛰어 넘은 다음, 나머지 사설을 촘촘히 붙이는 것이 많이 나타난다.
이러한 말붙임새가 나타나는 이유는 그가 사용하는 창법과 관계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한선생 창법의 특징 중 하나인 각구목질은 사설 한 자(字)에 해당하는 하나의 음(音)에 변화를 주는 것을 말한다.
즉 소리 진행에서 특정 부분마다에 힘을 집중시켜 휘감기도 하고, 꺾기도 해 한 음(音)으로 여러 음(音)을 만들어 내는 창법을 말하는 것이다.
이 날 공연은 음악평론가 이보형씨의 해설과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심청가’보유자인 성창순씨와 전북 무형문화재 제9-2호 고법보유자인 주봉신씨가 함께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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