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문위, 폭우 피해 아랑곳 하지 않고 해외연수
도의회 “취소 어려워”…시민들 “어처구니 없다”

연일 싸움에 세월을 보내던 충북도의회(의장 김양희)가 기습 폭우로 어려움에 처한 지역민들을 뒤로하고 외유성 해외 연수에 올라 비난을 사고 있다. 

18일 충북도의회에 따르면 행정문화위원회 소속 의원 4명과 도청 관광과 공무원 1명, 도의회 사무처 직원 3명 등 9명이 이날 유럽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들은 오는 27일까지 8박10일 일정으로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방문한다. 경비는 1인당 도비 500만원, 자부담 55만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방문할 곳은 아비뇽 페스티벌 현장, 피렌체 시청, 베니스비엔날레, 밀라노 시청 등이다. 파리 개선문, 로마시대 수로, 모나코 대성당, 피사의 사탑, 페라리 광장 등 관광지도 둘러볼 예정이다.

문화관광국 소관 상임위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면 이해도 가지만 다른 때를 골라도 되는데 하필 물 폭탄으로 신음하는 시기를 잡아냐는데 비난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까지 7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445명의 이재민이 고통을 받고 있어서다. 도와 도내 시군이 이날 오전까지 집계한 재산 피해액은 총 172억5천800만원에 이른다.

대부분의 공무원이 수해 복구에 투입됐으며 군(軍)과 민간에서도 하루 1천명 이상이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다.

도의회 관계자는 “2년에 한 번씩 하는 상임위원회별 국외 연수”라면서 “오래전 예약한 일정이어서 취소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러한 도의회의 입장에 대해 시민들은 싸늘한 시선이다. 그동안 도의원들의 의정 활동을 보면 이번 국외연수는 외유성 여행에 가깝다는 판단 때문이다. 10대 도의회는 전반기에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 자리 다툼으로 여야 의원들이 연일 싸움으로 시간을 보낸 뒤 후반기 들어서는 도 집행부 발목잡기 특별위원회 구성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여기에 자유한국당 윤홍창 의원(제천1)의 음주운전 적발과 김학철 의원(충주1)의 의회주의 부정 막말 발언으로 도민들의 공분을 사왔다. 앞서는 같은 당 박한범 의원(옥천1)이 맥주병 폭행 사건으로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의원들의 일탈을 놓고도 같은 당 의원들이 포진한 도의회 윤리특별위원회는 징계를 하거나 성명조차 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이다. 청주시 상당구에 거주하는 A씨는 “충북 뿐만아니라 전국 각지에 흩어져 사는 지인들도 물난리 사태에 대한 피해 상황을 물어오며 관심을 갖고 있는데 정작 도민들의 아픔을 챙겨야 할 도민의 대표들에게 이보다 더 급한 상황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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