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청천면 신도리 30가구 침수 등 피해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복구 작업은 하고 있지만 앞으로가 더 걱정이네요.”

17일 오후 흐린 날씨 속에 복구작업을 펼치고 있는 괴산군 청천면 신도리 마을 주민들의 마음은 더욱 흐렸다.

주택이 침수돼 보금자리를 잃은 수재민들은 면사무소에 긴급구호 물품 지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부족해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복구 작업에 땀을 흘렸다.

이 마을은 이번 폭우로 30개 가구 70명이 주택이 침수되는 등 물난리를 겪었다.

폭우로 주택이 침수된 40명의 주민들은 마을 교회로 긴급 대피해 뜬 눈으로 밤을 새웠고, 이날 날이 밝으면서 물에 잠겼던 집안을 둘러보고 가재도구들을 정리했다. 고령의 노인들은 물에 젖은 가구를 꺼낼 엄두조차 못 내고 있었다.

주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복구 작업을 하고 있지만 복구 인력 지원되지 않으면 피해 복구는 어림도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민들은 당장 식사 해결과 이불, 의류 생수, 의약품 등이 필요하고, 전기와 가스 연결이 되지 않아 불편을 겪고 있다.

더욱이 재래식 정화조가 넘치고 보일러 기름 등이 진흙과 뒤엉켜 악취가 진동하고 있으며, 물에 젖은 이불과 옷가지 등이 집안에 쌓여 있어 위생적인 문제도 시급하다.

신태혁 면장은 “주택이 침수된 주민들은 먹을 음식과 물, 이불, 의류 등 생필품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노인 가구는 복구 인력이 없어 복구 엄두도 못내고 있다”고 말했다. 마을이장 A씨는 “피해 주민들은 교회와 인근 주택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당장 먹을 음식과 이불 등이 필요하고 물에 젖은 무거운 가구들을 옮길 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뭄으로 농사에 어려움을 겪었던 농민들은 이번 수해로 한 해 농사를 망칠 수 있어 노심초사하고 있다.

주민 B씨는 “침수된 주택을 정리하느라 물에 잠겼던 농경지에는 나가보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달천강 인근에 있는 6년근 인삼밭도 침수돼 농가가 외지에서 인력을 동원해 인삼을 캐는 작업을 펼쳤다. 침수된 인삼밭은 3일이 지나면 인삼이 썩기 시작하기 때문에 인삼을 캐야하지만, 2~3년된 인삼밭은 수확도 할 수 없어 고스란히 피해를 입을 상황이다.

비닐하우스에서 호박을 재배하는 농가들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시설 하우스에 물에 잠겨 기르던 호박이 물에 잠겨 상품으로 쓸 수 없고, 하우스 안에 진흙 이 쌓여 진입조차 어려운 상태다.

괴산군은 18일 오전 긴급대책 회의를 갖고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지만, 피해 지역이 넓어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데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나용찬 군수는 “이번 폭우로 괴산군은 큰 피해를 입었다”며, “피해 규모가 집계되는 대로 충북도와 함께 중앙 정부에 특별재난 지역으로 선포해 줄 것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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