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지금 우리 사회에는 오른쪽의 우파, 왼쪽의 좌파, 뒤쪽을 보면서 과거로 회귀를 주장하는 뒤파만 있고 앞을 내다보는 미래파는 없다. 좌우와 뒤쪽만 보이니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가는지 알 수가 없다.

자유한국당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해 당선된 홍준표 대표는 문재인 정부를 주사파 운동권 세상, 친북좌파 정권으로, 정우택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를 좌파 포퓰리즘이라고 좌파 타령을 하고 있다. 매스컴도 현 정부를 노무현 정부와 비슷한 노선의 좌파 신자유주의적 성격이 강하지 않은가 한다. 당 대표가 바뀌면서 정체성을 찾고자 안간힘을 쓰는 바른정당은 진정한 우파로 거듭나겠다고 한다. 지난 주말 태극기 집회를 이끌었던 사람들은 박정희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시대를 표방하는 보수신당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정치권은 좌우 뒤쪽 가운데 하나씩 차지하여 정체성을 가지고자 한다.

정치 성향에서 우파는 변화보다는 안정을 강조하고, 분배와 복지보다는 성장과 경쟁을 강조하고, 평등보다는 자유를 강조하며, 국가보다는 시장의 논리에 의한 사회를 선호한다. 반면에 좌파는 우파와 대립적인 사회와 정책을 선호한다.

이러한 좌파와 우파의 근원은 프랑스 혁명 당시 국민의회에서 의장석을 중심으로 오른쪽에 온건파인 왕당파가 왼쪽에 급진파인 자코뱅당이 앉으면서 구분하게 됐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는 북한과 함께하면 좌파, 북한을 적대시하면 우파, 이승만 정권이나 박정희 정권처럼 북한을 멸공이나 반공의 대상으로 삼으로면 극우라는 뒤파가 되고 있다.

근대 혁명 초기에 우파는 기업주와 같은 부르주아 지배 사회를 목표로 하고, 좌파는 프롤레타리아 혁명에 의한 노동자 지배의 사회를 주장하고, 한편에는 과거로 회귀해 권위주의 왕정 복귀를 목적으로 하였다. 우리의 좌·우파, 뒤파는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가? 지금 정치권의 좌파와 보수 타령은 목적이 없다. 목적이 없이 좌·우 뒤파 논쟁만 하니 여의도 국회처럼 명분도 없이 정쟁만 하고 상대 탓만 하게 된다. 우리가 현재 2만7천달러의 1인당 국민소득을 2020년 3만달러, 2030년 전 세계 10위 국가가 되는 것이 목표라면 그 수단은 우파의 논리를 따라야 할 것이다. 반면 모두가 평등한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면 좌파적 논리를 취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중위소득이 50% 늘어난 중산층의 비율을 현재의 65.7%에서 80%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좌파와 우파의 논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는 성장과 분배, 복지가 함께해야 가능한 목표이기 때문이다. 국가와 국민이 추구하는 목표가 뚜렷하면 좌·우 뒤파 논쟁은 의미가 없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명분도 없이 좌·우파 논쟁에 휩싸여서 싸우기보다 앞을 보는 미래파가 되어 모두가 합의하는 목표를 제시하여야 할 것이다. 앞을 보지 않고 좌우만 살피고 뒤에 있는 것을 적으로 생각한다면 소모적 논쟁만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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