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문 수  < 충청대 영어통역과 교수 >

흔히 사람의 욕망에는 끝이 없다고 한다. 이는 아마 야생 동물이 생존의 기본적인 욕구 충족만을 추구하는 반면 인간은 신체적인 욕구만이 아니라 정신적, 심리적인 욕망을 함께 채우려는 특징을 지니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 결과 인간은 신처럼 지혜롭게 되려는 욕망 때문에 에덴동산에서 쫓겨나는 비극을 맞았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끝이 없어 보이는 욕망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주목한 사람은 마슬로(Maslow)라는 교육학자이다. 그의 이론은 널리 알려진 것처럼 욕구를 단계별로 나누고 있다.

욕구 불만 범죄 유발

기본적 욕구는 신체적인 욕구로 배고픔이나 수면 등이며 심리적인 욕구로는 안정이나 질서에 대한 욕구와 소속감과 자존감 등이다. 그에 따르면 건강하고 훌륭한 사람들도 일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욕구문제로 고통을 겪는다고 한다. 이점에서 볼 때 거의 모든 사람은 심리적이든 신체적인 면에서든 욕구 불만 속에서 살아간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은 성취동기를 유발시켜 목적하는 바를 달성할 수 있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욕구 불만은 심리적 불안과 좌절, 소외감 등으로 이어져 사건이나 범죄를 유발시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신체적인 욕구는 인간의 생존을 위한 기본적 욕구로 반드시 충족돼야 하지만 심리적인 욕구도 그에 못지 않게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중시돼야 한다.

신체에 영양분이 부족할 때 질병이 생기듯이 심리적인 욕구가 충족되지 못할 때에도 그와 같은 장애나 질병을 일으키게 될 수 있다. 특히 현대는 치열한 경쟁과 변화로 고정관념이나 기존의 틀을 깨뜨리는 삶을 추구하는 불확실성의 시대라는 점에서 강박관념과 소외감 등의 정신적 불안과 고통은 날로 커져가고 있다.

따라서 생존경쟁과 물질적 욕망추구가 심하면 심할수록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노력도 그만큼 뒤따라야 한다.

최근 많은 여성을 살해해서 사회를 경악케 한 살인사건이나 대구 지하철의 방화사고도 이러한 심리적인 욕구 불만에서 비롯된 대표적인 예이다. 이러한 사실로 미루어 볼 때 개인이나 사회의 복지나 행복은 단순히 물질적인 측면에서만이 아니라 심리적인 면에서의 욕구 충족이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마슬로가 분류한 것처럼 소속감이나 인정감 등은 개인적인 노력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사회적인 관점에서 성취될 수 있는 부분이다. 따라서 부정적이며 반사회적인 심리적 불안을 막고 심리적 건강을 얻기 위해서는 상호 존중과 배려 그리고 칭찬이나 격려 등의 긍정적인 의식이 사회에 뿌리를 내리도록 해야한다.

사회에서 그러한 일을 소홀히 한 채 물질적인 성장이나 만족을 채우기 위한 일에 매달린다면 사회는 욕망과 심리적인 관점에서 볼 때 동물의 세계만도 못한 비참한 사회 공동체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심리적 안정이 중요

인간은 무한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고 교육을 통해서 발전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존재라는 점에서 심리적인 안정을 얻기 위한 노력은 더욱 절실하다. 그러한 노력을 하지 않고 사회나 개인이 건강하기를 바라는 것은 바벨탑을 쌓아 하늘에 오르려는 부질없는 욕망과 다름없다.

비방에는 속도가 붙지만 칭찬이나 격려가 인색한 사회는 어두움이 끝이 보이지 않는 불행한 사회이다. 현대사회의 문제는 기아 등의 물질적인 문제도 크지만 고독, 애정의 결핍 등의 욕구불만으로 생겨나는 경우가 크다는 점에서 심리적인 욕구 충족에 보다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오늘 사회가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사회가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용기를 북돋아주기 위한 격려나 칭찬 등의 건강한 의식이 필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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