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만동 청주성광교회 목사



어떤 왕이 자신의 하나 밖에 없는 공주의 사윗감을 구한다는 소문을 방방곡곡에 알렸다. 임금의 부마 자리는 왕위를 잇는 자리다. 많은 젊은이들이 임금의 부마가 되기 위해 몰려 들었다.

 

한 번 잘 되면 평생을 신나게 왕으로 사는 것이다. 임금이 모여든 젊은이들에게 시험을 냈다. 누구든지 공주를 아내로 삼기를 원하는 사람은 연못을 건너 자신이 있는 곳으로 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연못에는 굶은 악어와 독사를 풀어놓았다.

 

마음에야 공주를 아내로 삼기를 원하지만 연못을 건너가다 살아남을 사람이 한 명도 없을 것 같아 아무도 연못에 뛰어들지 않았다. 그 때 어떤 사람이 연못에 뛰어들었다. 이 사람은 있는 힘을 다해 연못을 건너갔다. 다행히 악어나 독사에게 물리지 않고 연못을 건넜다.

 

많은 사람들의 탄성과 부러움속에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런데 이 사람은 너무너무 화가난 모습으로 이렇게 외쳤다.

 

“누가 나를 밀었어?”

 

신학대학을 다니던 시절 함께 공부하던 신학도가 내게 물었다. “당신은 차출병이요 지원병이요.” 앞뒤도 없이 묻는 말에 당황했다. 그 말을 이해한 즉 ‘신학대학에 들어와서 목사가 되는 것이 하나님이 가라고 해서 온 것이요, 아니면 당신이 선택해서 이 곳에 온 것이요?’라는 물음이었다.

 

아마도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방황속에 묻는 물음이었으리라. 많은 신학도들이 자신의 정체성 싸움에 아파하다가 학교를 떠나 다른 길로 간다. 이 물음을 물었던 신학도는 훌륭한 목사님이 돼 지금 목회를 잘 하고 있다.

 

예수님은 “쟁기를 들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나님 나라에 합당치 않다”고 말씀했다. 뒤를 돌아본다는 말은 현재 하고 있는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다는 말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일에 최고가 되기를 바라지만 예수님은 최선을 다하는 사람을 기뻐한다. 최고가 되면 좋겠지만 모든 사람들이 최고가 될 수 없다.

 

아테네에서 올림픽이 진행되고 있다. 벌써부터 기대했던 메달리스트 후보들이 고배를 마셨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그동안 그렇게 노력하고 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고배를 마셨다.

 

기대했던 마음들이 무너진다. 최고가 되기를 바라고 노력했던 순간들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될 때 당해내야 할 선수들의 아픔을 우리는 알까.

 

비록 최고가 되지는 못했어도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에게 박수를 쳐주고 용기를 북돋아 주자.

 

최고는 결과를 보는 것이지만 최선은 과정을 보는 것이다. 최고로 살지는 못했어도 최선을 다해서 사는 사람들을 축복해 주고 격려해 주는 그런 사회로 변화돼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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