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진 건강보험공단 청주서부지사 부장

옛 말에 ‘긴 병에 효자 없다’란 말이 있다. 간병의 육체적 심리적 고통을 압축한 표현이다. 유교문화의 영향으로 효(孝) 사상이 가족 구성원의 윤리적 가치로 존중되어 가족 간병과 잦은 병문안이 효(孝)와 예(禮)의 표현으로 간주되어 온 우리들의 의료문화도 이제는 개선되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가족 중에 환자가 생기고 오랜 병치레를 겪는다면 결코 비유적으로 받아들일 말만은 아닐 것이다. 더욱이 인구 구조와 산업형태의 변화로 가족구조도 핵가족을 넘어선 1인 가족의 형태로 축소되고 있어 ‘가족이 아닌, 내가 아파도’ 간병할 사람이 없는 실정이다. 이런 이유로 가족 내에서 이루어졌던 전통적인 간병 형태가 간병인을 고용하는 형태로 변화되었고, 이에 따른 우리나라 환자 1인당 간병비용 발생액이 연간 275만원으로, 입원 환자의 본인부담 평균 입원비 46만2천원보다 5배 이상 많고, 경제적인 부담으로 간병인 등 보호자가 필요함에도 간병을 받지 못하는 환자도 전체의 67.6%를 차지하고 있다.

간병인 제도는 한국과 대만에서만 실시되는 제도로 보호자나 간병인이 환자 곁에 상주하면서 환자를 돌보는 것이다. 좁은 병실에 전문적 간호지식이 없는 간병인이 환자의 간병을 담당하다보니 간병의 질이 떨어질 뿐 아니라 개인위생 및 병실 환경에도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친다. 또한 비용 면에서도 사적 간병비가 하루 8만~10만원이 소요되어 대다수 환자들에게 경제적, 정신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이처럼 사적 간병비 부담에 대한 경제적 문제를 공적인 부담으로 전환하고, 전문 간호 인력에 의한 서비스 제공으로 병원감염, 환자 안전 등 우리나라 입원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도입 된 제도로써 2013년 7월부터 13개 병원을 대상으로 ‘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사업을 시작하여, 2014년 ‘포괄간호서비스’, 2016년 ‘간호·간병통합서비스’로 명칭을 변경했고, 2017년 4월 현재 전국 329개(상급종합 40개, 종합병원 156개, 병원 133개), 523병동, 2만1천680병상에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보호자와 간병인이 상주하지 않아 쾌적한 병실 환경 및 조용하고 안정적인 환경에서 환자가 치료와 안정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현재 사적 간병비가 하루에 8만~10만원을 부담해야 하지만 간호·간병서비스를 받게 되면 환자 본인부담은 통상 입원환자 본인부담률을 동일하게 적용하여 간호·간병서비스 병동 입원료 20%를 환자가 부담하게 되므로 환자부담이 대폭 경감된다. (종합병원 기준 입원료 본인부담은 1만9천110~2만5천060원으로, 현행 부담보다 9천620~1만5천570원 추가부담(6인실 기준)) 또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업으로 정부의 일자리 목표 달성 및 국민 고용복지 증진에 직접 기여하게 된다.

이와 같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전면 확대를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무엇보다도 충분한 간호 인력의 확대가 요구된다. 보사연 연구결과에 따르면 2030년에 간호사 15만8천명이 부족 할 것으로 추계됐다. 총 면허등록 인원 35만9천명의 44.1%에 달하는 규모가 부족한 것으로 전망돼 의료 인력 중 수급 불균형 문제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간호 인력의 효율적 공급을 위한 간호대학 정원 증원이나 시간제 근무 활성화 등의 중장기 대책이 필요하다.

2018년 정부와 건강보험공단은 모든 국민이 간병 부담 없이 질 높은 입원서비스를 받도록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성공적인 제도로 자리 잡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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