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윤정 음성 맹동초 교사

“엄마? 행복교육지구가 뭐야?” 둘째 딸아이 책상 위에 펼쳐진 서류들 속 커다란 글자를 보며 묻는다. “글~쎄?” 느릿느릿한 나의 대꾸. 

“엄마, 지구에서 행복하게 교육하는 거야?”, “하하하하하, 그러네”

행복교육지구가 뭘까? 많은 사람들이 궁금할 것이다. 그 질문의 답은 행복교육지구가 진행 중인 6월의 셋째 주 일기장을 펼쳐보면 알 듯도 하다.

6월의 셋째 주 월요일 아침, 대소초 5학년 24명의 아이들과 함께 하는 ‘마을의 달인을 찾아서’ 체험학습 있는 날, 음성 대소면에 위치한 ‘꿈꾸는 나무’의 목공선생님이 마을의 달인으로 5학년 실과 수업을 담임선생님과 함께 진행해 주셨다. 나무를 자르고, 드릴로 구멍을 뚫고, 망치질을 하면서 진행된 나무 상자 만들기 수업이 바로 우리 마을에서 이뤄진다. 달인 선생님 찾아내고, 달인선생님의 삶의 터전으로 찾아가도록 버스를 지원하는 ‘마을의 달인을 찾아서’를 통해 만들어 낸 나만의 나무상자! 나무상자에 담을 것들이 많다는 대소초 5학년 아이들의 즐거운 수다들로 월요일이 시작됐다.

화요일 오후 7시부터 음성교육지원청 대회의실에서는 ‘마을교사양성과정’이 한창이다. 다양한 재능과 재주를 지닌 마을의 선생님들이 함께 모여 ‘아이들과 소통하기’에 대한 강사의 이야기를 통해 보고 듣고 함께 느끼며 배운다.

수요일 아침은 지자체·지역사회·교육가족이 단체로 상경! 음성행복교육지구의 안착을 위한 전문기관 탐방활동으로 노원휴먼라이브러리와 몽실학교를 찾아 나선 날이다. 휴먼라이브러리의 그 시작과 운영 과정, 또 많은 경험들을 함께 듣고 나누는 시간이었다. 두 번째 탐방장소는 경기도 의정부 몽실학교.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세상을 이롭게 한다’라는 비전을 갖고 청소년 스스로 운영되는 자치 배움터를 보자마자, 우리의 눈은 커다래진다. 공동체, 책임감, 도전, 배려, 나눔이라는 5대 철학을 함께 나누는 교육의 현장 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교육과 배움의 값지고 빛나는 것들을 함께 보고 배운 우리 음성 가족들의 가슴엔 행복교육지구 소망 하나씩 심겨진다. 

토요일에는 주민과 함께 떠나는 마을 탐방이 음성군 소이면에서 시작됐다. 음성향토연구회 회장님의 마을 곳곳 이야기들이 한창이다. ‘신라 경덕왕 때 붙여진 음성이라는 명칭, 한천 3·1운동 만세 사적비, 용비어천가를 쓰셨다는 권제라는 분의 부조묘, 임진왜란 죽음으로 맞서 싸운 권길의 편지 이야기을 들을 수 있었다. 수백년 된 느티나무와 은행나무가 유명한 갑산 마을에서의 체리따기 체험까지 의미 깊고 즐거운 마을 탐방에 참여한 엄마, 아빠, 아이들의 행복한 모습은 6월 한낮의 더위도 잊게 만든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던 이야기처럼 내가 사는 곳, 음성을 자세히 보고 들을 수 있었던 마을 탐방, 학부모님들의 감사 댓글들로 한 주간의 행복교육지구 현장 일기를 마감한다. 

다양한 발걸음들로 함께한 음성행복교육지구, 모든 과정에서 계획하고 담아두었던 목적이나 목표들은 다른 게 아니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한 관계와 의미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마을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음성행복교육지구 가족들은 교육과 행복의 의미가 삶을 통해 우리의 터전에서 이뤄질 수 있음을 함께 이해하고, 음성이라 오래 전부터 불리던 이 곳에서 함께 나누고, 발 맞춰 걸어가는 모습을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주리라. 행복이 이뤄지는 삶으로, 관계로, 의미로, 우리 아이들은 보고 배우며 자라날 것이다. 그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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