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저수율 뚝…장기화땐 피해 확산 불가피
문재인 대통령 “가뭄대책비 조기집행하라” 지시

▲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9일 충북지역 급수상황을 점검했다. 김 장관은 청주시 정하동 임시양수장을 찾아 저수상황 등을 보고받은 뒤 농업용수 공급상황 등을 점검했다.

봄 가뭄이 장기화하면서 피해가 극심한 충청권 농민들이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가 각종 용수 공급을 위한 대응책 마련을 지시했고 각 지자체도 비상체제 준비에 들어갔다.

29일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보좌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지속되는 봄 가뭄과 관련해 “물 부족 우려 지역을 중심으로 관정개발과 저수지 물 채우기 및 절약급수 추진을 위한 가뭄대책비를 조기 집행하라”고 지시했다고 박수현 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충청권 각 지자체와 농림수산식품부, 국민안전처 등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충청권 올해 누적 강수량은 충북 162.2㎜, 충남 152.3㎜ 등으로 평년 대비 63.3% 수준이다.

이로 인한 충주댐 저수위는 121.27m(저수율 32.8%), 대청댐은 70.51m(55.2%) 수준이다.

이들 댐과 달리 도내 시군과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저수지의 저수율은 지난 24일 기준 58.2% 수준이다.

가뭄에 따른 생활용수 부족으로 충북지역 3개군 4개 지역은 생활용수 지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3일부터 괴산군 장연면 송동리 87가구 140명, 단양 가곡면 보발1리 3가구 53명이 지하수와 2ℓ들이 병물을 공급받았고, 25일부터는 단양 적성 하2리 3가구 19명, 26일부터는 보은 속리산면 북암2리 12가구 19명이 계곡수와 지하수에서 생활용수를 공급받고 있다.

농업용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이날 충북도에 따르면 도내 모내기 면적 가운데 약 7%가 아직 모를 내지 못하고 있고, 밭도 9.3㏊가 물대기를 해 줘야 할 형편이다. 당장 농업분야의 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지만 가뭄이 장기화 될 경우를 대비한 대책 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

충남도도 가뭄 피해를 줄이기 위한 종합 대책을 마련 중이다.

이날 충남도에 따르면 보령댐의 저수율은10.5%까지 내려갔고, 도내 898개 저수지 평균 저수율도 54.9%로 지난해 같은 기간 85.2%의 67.4%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충남도는 상습 가뭄지역 37개 지구에 477억원을 투입해 생활용수 개발에 나섰고 대책실 운영에 들어갔다.

충남 대산임해산업지역(대산단지) 공업용수 공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대호호 저수율이 34.6%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85.1%에 비해 무려 50.5%포인트, 평년 저수율 66%와 비교해도 31.4%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대산단지 입주 기업들은 현재 아산공업용수도(아산정수장)을 통해 하루 11만 9천㎥의 물을 공급받고 있다. 또 석유화학 5개 기업은 아산공업용수도와 함께 자체 정수 시설을 갖추고 인근 대호호에서 하루 16만 9500㎥를 취수해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모내기철에 접어들며 대호호 저수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20일 대호호 저수율이 85%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영농철에 접어들며 32일 동안 50.4%포인트, 1일 평균 저수율이 1.57%포인트씩 줄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1~22일 하루 사이에는 무려 3.2% 포인트가 감소하기도 했다. 급격한 저수율 감소는 뿐만 아니라 수질 저하와 염도 상승 등을 부르며 공업용수 활용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

대산단지 입주 기업들은 기후변화로 가뭄이 매년 반복되고 있는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공업용수를 공급받기 위해서는 해수담수화시설이 필요하다며, 적극적인 추진을 요청하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수위 감소가 지속된다면 대호호 물을 사용 중인 대산단지 5개 기업은 6월 말 공업용수 위기 상황에 도달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물 공급 중단 시 대산단지 5개 사의 매출 손실액이 하루 466억 원에 달하는 만큼, K-water에 아산공업용수도 및 광역상수도를 활용한 추가 용수 공급 방안을, 농어촌공사에는 삽교호 물을 이송한 대호호 수위 유지 또는 추가 공급 방안을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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