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은 당적 유지…차기 청주시장 출마로 선회 할 듯

▲ 김양희 충북도의회 의장이 23일 충북도청 브리핑실에서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다. 오진영기자

김양희 충북도의회 의장이 차기 지방선거에서 충북도교육감 대신 청주시장 출마로 선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김 의장은 충북도청에서 기자 간담회를 자청해 “2018년 지방선거에서 충북도교육감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김 의장의 이 같은 선언은 24일로 예정된 교육감 출마 1년 전 정당 탈당이라는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상의 규정에 대한 세간의 관심 때문이다.

이 법에 의하면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려면 후보자 등록신청 개시일부터 과거 1년 동안 당적을 갖지 말아야 한다. 1년 전에 해당하는 시한은 24일이다. 김 의장이 출마하려면 이 날까지 당적을 버려야 한다.

이와 관련, 김 의장은 “교육은 교육계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며 “정치인이 가야할 길은 따로 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교육감 선거와 교육감 직무 수행 과정에서 현실적으로 정치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교육감의 신분은 정치인이 아니라 교육자여야 한다”면서 “정치인의 길을 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의 이 같은 교육감 불출마 선언으로 지역 정가에서는 앞으로 그가 어떤 선택을 할 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

김 의장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충북도지사나 청주시장이다. 도의회 의장을 지내고 다시 도의원으로 돌아오거나 기초의원으로 내려온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청주시장이나 충북도지사에 도전했다 낙마한 도의장 출신 도의원들은 여럿이다.

모두들 남성이었다. 주변에서는 김 의장이 여성이라는 점에서 지금까지의 도의장과는 차별성과 경쟁력이 있다는 조언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은 현재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유일한 여성 도의장이자, 지방자치 역사상 최초의 여성 광역의회 의장이기 때문이다.

여성에 대한 정치권의 배려도 커지는 추세여서 한국당으로 출마를 준비하는 남성 후보들과 비교해도 중량감에서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그러나 김 의장이 이러한 외부의 판단과 자신의 의지로 교육감 불출마 선언을 한 것이냐에 대해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당 충북도당과 도의회 당내 의원들 사이에서는 김 의장의 탈당과 의장직 유지 여부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자유한국당 후반기 도의장 후보 선출 과정에서 형성된 비주류(강현삼계) 의원들은 김 의장에게 탈당 후 의장직 사퇴를 요구하면서 주류(김양희계) 의원들과 마찰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 의장은 내년 지방선거와 관련한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과 같아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없고 앞으로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청주시장에 출마하겠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비켜갔다.

김 의장은 “다만 당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상황이 변화되면 청주시장에 출마할 수도 있다는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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