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단오와 함께하는 민속과 놀이

▲ 참가자들이 민속놀이 중 하나인 투호던지기를 체험하고 있다.
▲ 염우 관장이 24절기를 재미있는 빙고게임으로 설명하고 있다.

오는 30일은 단오 날이다. 음력 5월 5일, 월과 일이 겹쳐지는 길일, 단오는 연중에서 기운이 가장 왕성해 지는 날이라 한다. 수릿날, 천중절로도 불리며 설날, 추석, 한식과 함께 우리 민족의 4대 명절로 여겨져 왔다. ‘수리’란 으뜸을 뜻하는 말이다. 그러니 수릿날은 으뜸인 날이다. 농경사회에서는 봄에 파종을 하고 난 뒤 잠시 휴식을 갖는 시기이기도 하다. 김홍도의 ‘씨름’과 신윤복의 ‘단오풍정’에서 표현된 것처럼, 단오 날엔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수리취로 만든 떡을 먹고, 부채를 만들어 나눴다. 그네뛰기, 씨름, 탈춤 등 민속놀이도 펼쳐졌다. 한여름 본격적인 농경에 돌입하기 전 기지개를 펴고 힘 다지기를 하는 모습이다. 자연 현상과 생산 활동을 하나로 융합시켰던 선조들의 자연친화적 생활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계절이다.

청주국제에코콤플렉스는 5월 세번째 주말에 ‘단오와 함께하는 민속과 놀이’라는 주제로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펼쳤다. 생명문화체험마당 ‘자연아 놀자’ 네 번째 프로그램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민족의 명절인 단오의 의미를 살펴보고 풍습과 민속놀이를 직접 체험해 보고, 더불어 24절기와 세시풍속에 대해 알아보고, 우리민족의 자연친화적인 삶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다. 프로그램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구성했다. 첫째는 절기로 맞추는 빙고게임, 둘째 단오민속체험 즉 단오부채와 장명루 만들기다. 셋째 전래놀이체험이다. 시간이 되자 50여명의 시민 가족들이 모였다. ‘자연아 놀자~’ 구호로 시작하고 서로 소개를 하며 인사를 나눴다. 진행은 김은선 사무처장을 비롯한 전임자들이 맡고, 체험교육은 에코리더인 정영주, 나복예, 정희정선생님이 분담해서 맡았다.

먼저 단오와 명절, 절기와 세시풍속에 대한 간단한 설명으로 시작된다. 태양과 지구의 위치에 따라 1년을 주기로 기후가 달라진다. 5일 단위를 후(候), 15일 단위를 기(氣)라하며 이것이 기후(氣候)의 기초라 한다. 1년은 24개의 절기로 이루어지며 절기는 기온, 비와 눈, 바람 등 기후의 기준이 된다. 6개의 절기가 모여 계(季)가 된다. 봄은 입춘·우수·경칩·춘분·청명·곡우, 여름은 입하·소만·망종·하지·소서·대서, 가을은 입추·처서·백로·추분·한로·상강, 겨울은 입동·소설·대설·동지·소한·대한이 속한다. 설, 추석, 단오, 한식 등은 절기와 구분되는 특별한 명절이다. 세시풍속은 오랫동안 전해 오는 사회적 관습이다. 절기에 맞추어 고유한 행사나 풍습이 펼쳐진다. 조상을 모시고 복을 기원하며, 춤과 노래와 놀이를 즐기고, 농경과 연관된 협동 작업을 수행한다.

첫 순서는 절기로 맞추는 빙고게임이다. 가로 5칸, 세로 5칸으로 이루어진 표에 각자 골고루 절기 이름을 채워 넣는다. 진행자가 설명을 하면 해당되는 절기를 다함께 맞추고 각자 자신의 표에서 찾아 동그라미를 친다. 봄의 시작은 입춘, 겨울잠을 자던 동물이 깨여나는 때는 경칩, 낮과 밤이 같으며 점점 더 낮이 길어지기 시작하는 시기는 춘분이다. 곡식의 씨를 뿌리는 시기는 망종, 낮 시간이 가장 긴 때는 하지, 가장 더운 시기는 대서, 찬이슬이 맺히고 추수로 바쁜 시기는 한로, 팥죽을 쑤어 나눠먹는 동지, 대한이가 놀러 왔다 얼어 죽을 정도로 춥다는 소한. 열 번째 문제가 나갈 무렵 꼬마친구 하나가 큰소리로 ‘빙고’라 외친다. 간단한 선물이 주어진다. 게임을 마치고 나서 단오민속체험이 이어진다. 부채와 장명루를 만든다. 단오날 임금이 나눠주던 부채를 ‘단오선’이라 한다. 기후변화가 심각하고 에너지의 전환이 시급한 요즘, 부채를 사용하는 문화는 더욱 절실하다. 비록 주문해 온 부채에 한지를 오려붙여 그림을 그리는 수준이지만 뜻 깊은 체험이 됐다. 이젠 빨노파흑백의 오방색실을 나눠주고 장명루를 만든다. 장명루는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의미의 손팔찌다. 손목에 팔찌를 두르고 손에는 부채를 쥐고 또 한번 다함께 외친다. ‘자연아 고마워!’

실내에서의 체험교육을 마친 뒤 모두 문암생태공원으로 나왔다. 이제부터는 전래민속놀이 체험이다. 다양한 놀이 중 널뛰기, 제기차기, 투호던지기, 비석치기 네 가지를 뽑았다. 인원이 많아 세 모둠으로 나눠 돌아가면서 체험한다. 널뛰기는 설빔 곱게 차려입은 아낙네들이 즐겼던 놀이라 하지만, 처음에는 다들 쉽지 않다. 엄마 아빠들이 팔을 잡아주니 아이들은 어느새 높이뛰기 선수만큼 뛰어오른다. 비석치기는 아이들에게 잘 어울리는 놀이다. 세워놓은 비석을 맞추어 먼저 쓰러트리는 놀이다. 던지기, 차기, 발등, 발목, 무릎, 가랑이, 배, 어깨, 머리 등 점점 더 단계를 높여가는 재미가 있다. 30도가 훌쩍 넘어버린 늦봄의 더운 날이었지만, 놀고 만들고 즐기는 가운데 네번째 생명문화체험마당을 마쳤다. 선조들의 삶처럼 자연의 순리를 따라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더울 때는 덥게, 하지만 지구는 더워지지 않게…. 염우 청주국제에코콤플렉스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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