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더 나은 상태로 나아가는 것을 발전이라고 한다. 이 발전을 보여주는 징후는 다양하나 대표적인 것이 분화와 통합이다. 우리의 식생활은 발전됐다. 그 대표적인 것이 라면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라면은 1963년 삼양식품에서 출시한 삼양라면이다. 이후 발전되어 라면의 종류가 100, 200종이라는 주장 등 의견이 분분할 정도로 많아졌다. 여기에 수제 라면까지 합하면 종류를 세는 것이 의미가 없을 정도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직업의 종류는 1만5천개 정도가 된다고 한다. 우리보다 발전되었다고 하는 미국의 직업 종류는 3만개 정도 된다. 발전한다는 것은 이처럼 다양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발전은 이처럼 가시적인 현상의 다양성과 분화만으로는 부족하다. 사고의 다양성이 추가되어야 한다. 사고가 다양성을 가지지 못한다면 가시적 사회현상의 분화와 다양성을 확보할 수 없다. 다양성이 발전의 징후가 되는 것은 다양성이 합리성의 전제가 되기 때문이다. 어떠한 의사결정을 할 때 합리적으로 결정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모든 대안을 고려할 것을 요구한다. 이는 대안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합리적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발전과 변화의 원동력이 되는 창의력이 다양성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의 많은 창의적인 것의 90% 이상이 기존의 것을 모방하거나 혼합한 것이다. 혼합할 것이 많아지는 다양성이 확대되면 창의성도 커진다. 이러한 면에서 사회와 국가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보수와 진보, 중도가 있어야 하고, 이들 모두를 귀중한 것으로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다양성만으로 발전을 설명할 수는 없다. 분화와 다양성은 수단이다. 수단이 합리적이라고 발전되는 것은 아니다. 목적이 정당하고 타당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바람직한 목적은 다양한 의견의 통합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인도는 가난한 나라이지만 오늘날 강대국의 반열에 올라 있다. 인도는 다양성을 특징으로 한다. 인도의 인종은 대표적인 아리안 이외에 니그리토, 몽골인, 버마?말레이시아인, 북방인이 혼재되어 있고, 종교는 전체 인구의 83%를 힌두교가 차지하고 있지만, 이슬람, 불교, 그리스도교, 시크교, 자인교, 조로아스터교, 유대교, 샤머니즘이 혼재되어 있다. 언어도 국가 공용어로 18개가 지정되어 있다.

다양성으로 나누어진 인도의 분화된 사회는 실리콘 밸리를 지배하고 다국적 기업의 CEO로 인도인을 키운 원동력이 된다. 이 인도를 강대국으로 만들고 있는 것은 분화된 사회를 하나로 통합하는 무엇인가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남자들에게는 크리켓에 대한 열광으로 여자들에게는 전통 옷인 사리를 고집하는 모습에서 볼 수 있고, 이는 종교가 아닌 문화로써 인도인을 묶는 힌두이즘으로 표현되고, 인도인 스스로는 이를 인도 민주주의에서 찾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내각과 청와대를 구성함에서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다. 이를 파격이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그것은 편협된 표현이다. 문제는 이 다양성을 하나로 묶는 통합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