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일부의원 “독재자 이시종” 언급에 작심 발언…힘겨루기 주목

충북도의회가 ‘충북 경제현안 실태 조사를 위한 행정 사무 조사’와 이를 위한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조사특위) 구성으로 충북도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이시종 충북도지사가 답답함을 토로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지난 19일 이 지사는 출입 기자들과 산행 후 가진 회동에서 충북도의회의 집행부 옥죄기 행태를 “의회 독재”라고 지칭했다.

이 지사는 “현재 도의회의 운영 과정을 보면 도민들의 대의 기관으로서 거쳐야 할 절차나 과정에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느낌이 있다”며 “다수당인 한국당이 소수당인 더불어민주당과 협의하거나 배려하는 과정이 국회에서처럼 원활하지 못하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국회에서는 여야 원내대표가 운영위원장의 역할을 하는데 도의회는 원내대표 따로 운영위원장 따로 목소리를 내면서 여야가 합의한 사항이 도의회 의사결정 과정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은 (자유한국당에 의한) ‘의회 독재’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도의회가 집행부와 함께 논의하고 지역 발전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시간을 갈등의 시간으로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 지사의 이날 발언은 한국당 소속 일부의원들의 “독재자 이시종” 발언에 대한 반박의 의미로도 해석된다.

지난 15일 한국당 의원들은 집행부인 충북도가 ‘충북 경제현안 실태조사를 위한 행정사무조사’에 대한 재의 요구 발표를 한 뒤 이에 대한 반대 성명을 내는 자리에서 이 지사를 “독재자”라며 맹비난 했다.

이 자리에서 김학철 의원(충주1)은 “이시종 지사가 청주공항 항공정비(MRO) 사업 포기와 충북경제자유구역내 충주에코폴리스지구 사업마저 실패해 놓고 이를 조사하겠다는 도의회의 조사특위를 무력화시키고 있다”며 “이 지사를 독재자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같은 당 임순묵 의원(충주)도 “조사특위와 관련해 여러 차례 협의를 통해 이것저것 다 빼줬는데 이제 와서 재의 요구를 한다는 것은 이 지사가 독재자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보여주는 처사”라며, “도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었다.

이 지사의 이날 발언을 두고 다른 해석도 나온다. 우선은 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쏟아내는 이 지사에 대한 막말 수준의 언행에 대한 경고라는 의미다.

김 의원이나 임 의원 모두 충주출신으로 누구보다 이 지사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이 지사와 정치적 경쟁관계인 윤진식 전 의원 측근이라는 점이다. 윤 의원 돌격대장 격 의원들의 언행에 보내는 경고성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일부는 도의회 한국당 의원들의 ‘당론’를 핑계로 한 토론 합의에 대한 자각을 요구했다는 점도 지적한다. 일부 강성 의원들의 주장에 대다수의 동료의원들이 휩쓸리고 있다는 점을 주지시키고 정책에 대한 이해의 폭을 높여 달라는 주문이라는 것이다.

이 지사의 이날 발언이 조사 특위를 둘러싸고 첨예화하는 두 기관 사이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