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경제계·시민사회단체 우려 표명…김양희 의장은 아직 판단 유보

자유한국당 소속 충북도의원이 중심이 돼 추진하고 있는 ‘충북경제현안조사를 위한 행정사무조사’(조사특위)가 충북 지역사회를 안개 속으로 몰아가는 분위기다.

충북 경제계가 이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데 이어 시민사회단체까지 나서서 충북도의회에 경고를 보내고 있지만 김양희 도의장이 아직 판단을 내리지 않고 있어서다.

18일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충북도의회는 자중지란을 멈추고 내부 의견 조율부터 실시하라’는 성명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에서 충북도의회는 지역발전에 대한 기여보다는 싸우기만 했던 의회로 기억될 것”이라며 “의회 본연의 모습을 되찾을 것”을 촉구했다.

이는 도의회가 지난달 28일 제355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충북 경제 실정을 파헤치겠다며 조사특위 구성결의안과 조사계획안을 상정해 처리한 뒤 집행부의 반발과 경제계의 우려, 같은 당 의원들의 이견이 나오고 있어서다.

이날 표결에는 이 지사와 같은 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10명은 퇴장한 채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의원 21명만 표결에 참여했다. 이에 대해 충북도는 15일 도의회의 조사 특위에 대한 ‘재의 요구서’를 충북도의회에 제출한 상태다.

이와 관련, 충북참여연대는 “촛불시민혁명의 힘으로 조기대선을 통해 국민통합시대를 여는 새로운 정부가 탄생해 협치와 상생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충북도의회는 여전히 정쟁중”라며 “지난 달 임시회부터 시작된 조사특위가 구성부터 엇박자를 내더니, 결국 반쪽특위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충북참여연대는 “조사기간을 민선5기부터 민선6기를 통틀어 진상조사를 하겠다고 하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민선6기로 한정하더니, 이제 조사계획서의 법적 효력을 놓고 자유한국당과 더불어 민주당이 격돌하고 있다”며 “용두사미로 끝난 MRO 특위의 기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충북도의 명운이 걸린 중대한 사안이라면 적어도 도의회 전체의 공감대 형성을 위한 노력들이 있어야 했지만 언제까지 민주주의 원리를 무시하고 힘으로 밀어붙여 문제를 해결할 것”이냐며, “집행부의 문제점을 정확히 찾아내고 실정을 비판하며, 재발방지 촉구와 대안을 제시하는 등 의회 본연의 역할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년 지방선거에서 “충북도의회만 떠올리면 힘을 합쳐 지역발전에 기여하기보다는 싸우기만 했던 의회로 기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같은 한국당내 일부 의원들도 현 집행부의 대 집행부 견제 의정 활동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당 A의원은 “집행부에 대한 견제를 하는 것도 좋지만 좀 더 숙고했어야 했다”며 “도의회의 조사특위 구성 결정에 대한 집행부의 재의(再議) 요구는 법적 절차에 문제가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인 만큼 도의회가 당연히 수용해 의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B의원도 “당 원내대표간 회의에서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고, 운영위원회에서도 합의하지 못해 결국 지금까지 왔다”며 “도의회에 대한 도민들의 불신이 커질 우려가 있는 만큼 재의 요구를 받아들여 조사특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순리일 것”이라고 했다.

같은 당 의원들의 이 같은 입장은 김양희 도의장의 입지를 더욱 압박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의회내 강경파 의원들의 말만 들어오다 집행부에 대한 견제가 아닌 정치공세의 수단으로 도의회를 몰고 간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어서다.

그러나 재의 요구의 건은 지방자치법 제107조, 같은 법 제40조 등의 규정에 의해 재의 요구가 있을 경우 도의회 의결 사항이 일시 정지되고, 20일(비회기 제외) 이내에 도의회를 열어 의결해야 한다. 재의결에서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조사계획안은 부결 처리된다.

충북도가 지난 15일 재의 요구를 도의회에 이송한 뒤 16일 한국당 의원들 중심의 특위가 출석 증인과 자료 목록 등을 결정해 결재를 요청했지만 김 의장은 결론을 못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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