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옥 충북도 행정국장

요즘 TV를 보면 유명 남성연예인들이 아이를 돌보는 육아예능 프로그램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아빠들은 혼자서 처음 48시간 동안은 아이들을 돌보며 좌충우돌한다.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도 잘 모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잘 모른다.

그러나 회를 거듭할수록 점점 육아에 능숙해지고 아이와 교감하는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점이 참 많다.

아빠와 아이가 함께 하는 동안, 아이는 물론 아빠까지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직장에 매달려 아이들의 성장과정도 모른 채 어느덧 훌쩍 커버린 아이들과 갈등하는 아빠들을 주변에서 마주칠 때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아빠와 아이들이 함께 하는 시간은 매우 소중하다. 육아는 엄마들의 몫이라고 생각하던 시대도 있었지만, 현대는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아빠의 육아 참여는 당연한 일이 됐다. 육아는 힘든 일이기도 하지만 조금씩 성장해가는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기쁨과 희망을 주는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과정임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최근 젊은이들의 결혼과 육아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혼인율과 출산율이 크게 떨어져 우리는 이미 ‘저출산 고령사회’에 살고 있다.

여성가족부의 ‘2015 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결혼은 했지만 출산계획은 없다”고 답한 응답자의 52.1%가 “경제적 부담 때문에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답했다.

통계청의 ‘2016 사회조사’에서도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이 2010년 64.7%에서 2016년 51.9%로 크게 줄었다.

또한 올 2월 통계청 잠정발표에 따르면, 49세 이하의 출산 가능한 여성이 평생 낳는 자녀의 수를 의미하는 합계출산율이 충북도의 경우 2016년 1.36명으로 인구유지를 위한 대체출산율인 2.1명에 미치지 못하고, 전년 대비 3.5%나 감소했다.

2017년 3월 기준 충북도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전체 인구의 15.3%로 이미 우리 도는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이런 추세로 진행된다면 약 40년 후에는 노인인구 비율이 40.1%에 달해 경제성장률이 급격히 하락하고, 노인복지 수요 증가, 노동력 부족 등 악순환이 계속돼 심각한 사회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인구문제는 단순한 지표 문제가 아니라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국가 전체적으로는 경제·주거·문화 등 총체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해법 마련에 분주해지고, 지역에서는 지역소멸,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 됐다.

충북도에서는 다자녀 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하고자, 출산양육지원금 지급(둘째아 120만원, 셋째아 이상 240만원), 학원·음식점 등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다자녀카드 발급, 사회적 인식개선을 위한 순회 인구교육, 낙태방지를 위한 생명 교육, 기업체의 일·가정 양립환경 조성을 위한 실무자 워크숍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인구증가에 노력하고 있다.

저출산 문제 극복을 위해서는 청년들이 결혼, 출산, 양육을 포기하지 않도록 모두가 나서야 한다. 아울러 한부모·재혼 및 입양가족 등 다양한 가족형태를 포용하는 사회적 공감대를 만들어야 한다. 사회구성원 모두가 인구절벽의 심각성을 깨닫고 관심과 배려를 늘려간다면 인구문제는 자연스럽게 완화될 수 있다.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말이 있다. 당장의 육아부담이 두려워 출산을 기피하는 일은 우리의 미래를 어둡고 우울하게 만드는 일이다. 아이는 우리의 미래이며 희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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