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연 전 청주예총 부회장

필자는 지난 5월초에 저장성 항조우만 입구에 위치한 ‘주산(舟山)열도’로 여행했다. 그동안은 여행사를 통한 여행이었지만 이번은 필자 스스로의 힘으로 다니는 ‘자율여행’을 떠난 셈이다. 막상 스스로 다녀보니 중국은 이동하기가 대단히 힘든 나라였다. 버스표 하나를 사더라도 신분증이 있어야 하고, 대합실에 입장하는 것조차도 버스표와 신분증을 대조하고 입장시킨다. 이렇게 수차례 검문검색을 받아야 버스를 탈 수 있다. 항공기는 물론이요, 기차든 배든 모두가 이런 과정을 거쳐야 한다. 중국에서는 신분증이 없으면 꼼짝달짝할 수가 없다. 이렇게 중국사회는 통제가 엄격한 ‘닫힌사회’라고 하겠다.  

‘주산’은 홍길동전에 나오는 ‘율도국’의 모델이 된 곳이라고도 한다. 이곳에는 보타산이 있다. ‘보타’란 ‘보타낙가’의 준말로서 인도의 전설상에 나오는 섬 이름이다. 청주 김수녕양궁장 뒷산이 ‘낙가산’이다. 산 아래는 ‘보살사’가 있는데 ‘관세음(觀世音)’보살을 모셔져 있다. ‘세음(世音)’이란 ‘중생들이 고통으로 신음하는 소리’이고, ‘관(觀)’이란 ‘그것을 보아서 달래준다’는 뜻이다. 관세음보살이란 중생들의 고통를 없애는 보살이라는 뜻이다. 낙산사, 남해의 보리암과 여수의 향일암, 강화도 석모도 보문사 등이 한국의 대표적인 ‘관음성지’라고 할 수 있다.

보타산 가는 길은 중국 전역에서 몰려온 관광객 때문에 정말 힘들었다. ‘인산인해’라는 말을 실감했다. 배표를 끊고 줄을 서서 승선하기까지 한시간 반이나 족히 걸렸다.

이에 비해 한국의 관광지는 정말 편리하다. 제주도나 설악산 지리산 등 국립공원은 입장료도 없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 지방자치 단체마다 놀이공원 체육시설 등 세계적으로 우리만큼 잘 된 곳도 드물다. 우리는 대부분의 공원이나 유원지가 입장료 받는 곳이 거의 없지만, 반대로 중국은 어디를 가 보아도 ‘공짜’는 없다. 입장료도 엄청나게 비싸서 여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만만치 않다. 이렇게 중국이라는 사회는 통제가 엄격한 ‘닫힌사회’라면 우리사회는 열린사회를 지향하고 있다. 중국의 이러한 시책을 비판이나 비방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닫힌사회로의 여행을 통해 ‘타산지석’으로 삼아서 우리사회를 바로보자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타산지석인가?

세 가지로 요약하고 싶다. 우선 국민들 하나하나가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겠다. 둘째는 우리 국토가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를 알아야겠다. 셋째는 이렇게 아름다운 국토를 온전히 후손들에게 물려줘야겠다.

우리는 지금 열린사회에 살고 있다. 닫힌사회로의 여행! 이를 통해 필자는 ‘우리의 생활이 얼마나 자유롭고, 얼마나 편리하고, 얼마나 풍요로운가!’를 깨달을 수 있었다. 천국에 사는 사람도 그곳을 지옥으로 알면 그곳이 지옥이 된다. ‘일체가 유심조’(세상사 모든 게 마음먹기 나름)란 말이 새삼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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