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바람직한 사회는 책임 있는 사회이다. 책임 있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 시민 개개인은 자기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명확하게 구분하여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해야 할 일을 하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것이 책임 있는 사회이다.

책임 있는 사회의 시민은 쓰레기는 분리 배출하고, 쓰레기를 아무 곳에나 버리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쓰레기를 분리 배출해야 할 일과 쓰레기를 아무 곳에나 버리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지 못하는 책임 없는 사회가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 사회가 이처럼 책임 없는 사회가 되어 가는 가장 큰 요인은 책임 없는 정치 때문이다. 바람직한 정치를 책임정치라 한다. 책임정치란 국가가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정치를 의미한다. 그러나 우리 정치는 정치가와 정권을 잡은 위정자나 힘이 있는 권력자들이 해야 할 일은 하지 않으면서 하지 말아야 할 일에 관심이 있다.

세월호부터 시작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이르기까지 국가가 국민에 대하여 책임지는 모습을 보기 힘들다. 그 일의 중심에 있던 개인도 그 일이 자기 일이기 때문에 내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하나 없다. 민주정치에 뿌리가 되는 정당 정치는 정치적인 주의나 이념이 같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단체이지만 정당은 국민의 세금을 받는 공당으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비슷한 이념을 가지고 지지하는 시민에게 책임을 지기보다는 쪼개지고 갈라지기만 할 뿐이다. 이러하니 선거에서 투표할 정당이 없다고 한다.

국민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따위의 역할을 해야 하는 정치가 책임정치를 하지 않고 있으니 사회도 이를 따라 하는 듯하다. 언론은 진실을 국민에게 알려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는 데 사실을 왜곡하고, 통일을 이야기하면서 북한 이야기만 하면 좌파로 몰아 나라를 팔아먹는 사람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책임 있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시민 개개인이 공공의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생각해야 한다. 크게는 북한의 핵 문제와 중국의 사드 보복 문제부터 작게는 불량식품이나 층간 소음에 이르기까지 내 일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책임 있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 시민 개개인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말아야 한다. 크게는 불법 행위부터 작게는 힘없는 사람에 대한 갑질에 이르기까지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해 양심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책임 없는 정치를 하더라도 지역주의와 혈연 학연 등으로 투표하는 것을 끊어야 한다. 시민이 책임정치를 만들지 않는다면 그 결과는 시민에게 돌아가는 것이 책임이란 말이 가지는 원리이다. 오늘 대통령 선거일이다. 민주시민으로 선거는 해야 할 일이고, 사표(死票)는 있어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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